“태양광 모듈에는 납이 아예 없다. 껴안고 자도 될 만큼 안전하다.”
지난 22일 오전에 찾은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수채화 같은 청풍호 그 자체였다. 선착장 직원이 “저기 보이는 것이 수상태양광입니다”라고 말해주기 전까진 반짝이는 물결의 일부로 보였다. 주변 환경과 완벽히 어우러져 있었다. 실제 이 시설의 점유면적은 전체 청풍호(97㎢) 대비 0.04%(3만7000㎡)에 불과하다. 지도에서 점하나 콕 찍는 수준인 셈이다.
배를 타고 10분여를 들어가자 가로, 세로 1미터 규모 태양광 모듈 8640개가 합쳐진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눈앞에 나타났다. 청풍호 수상태양광은 설비 용량 총 3MW로, 약 4000명이 연간 사용 가능한 가정용 전기량을 생산한다. 2017년 12월 준공됐다.
성인 수십명이 한 번에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부력체 위로 하선했다. 분명 물 위에 있지만 땅을 밟고 있는 것처럼 안정적이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시설은 설계풍속 35m/s, 순간풍속 52.5m/s 등 웬만한 태풍에 견디도록 설계됐다. 현재까지 국내에 상륙했던 초대형 태풍에도 끄떡없는 수준이다.
모든 설비는 육상태양광보다 친환경적이다. 모듈과 구조체, 부력체, 전선 등 구성품과 각 소재들은 정부의 엄격한 환경기준을 통과했다. 특히 태양광 핵심인 모듈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50년전부터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것들이다. 납과 카드뮴 등 인체 유해성분이 전혀 없다.
주인호 한국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부장은 “20년 후 시설을 철거해도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높은 환경기준, 이른 바 한국형 모형을 수상태양광에 적용한다. 관련 환경성평가협의지침은 육상태양광보다 이른 2016년 12월 제정됐다.
일부 환경단체가 제기하고 있는 환경오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청풍호보다 앞서 준공된 합천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8년 가까이 추적 조사한 결과 수상생태계와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는 수상태양광 기자재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우려,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입각해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면서 “예를 들어 수질오염 배출허용 기준은 물론, 먹는 물 수질기준보다 약 10배 강화된 기준을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상태양광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독일,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수입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아시아 지역 등 개발도상국은 기술 전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수상태양광 시장은 약 5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점쳐진다. 세계 저수지 수면의 1%에만 발전소를 설치해도 석탄화력발전소 404기를 대체할 수 있다. 산림과 주변 경관을 해칠 우려도 적어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
정재성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상태양광은 별도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설치 이후 비용도 적게 든다”며 “또한 건설 자재와 유지보수 과정 환경 안전성은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풍호(충주)=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