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가 실현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질병을 예측·진단하고 다양한 건강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법 제시가 현실로 다가왔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하스피탈 페어 2019)에서는 ICT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의료 솔루션이 소개됐다.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 공개와 병원-기업이 협업한 보건의료 산업 생태계가 무르익는다.
2014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병원의료산업 경쟁력 제고와 미래 산업 모델을 제시하는 게 목적이다. 올해는 지난해(국내외 132개 기업 382개 부스)와 비교해 규모가 늘어난 160개 기업 406개 부스가 참관객을 맞았다.
올해 박람회 화두는 단연 '병원 속에 파고든 ICT'다. 업무 효율화로 접근하던 기존 방식에서 의료 서비스 고도화로 진화하면서 병원, 기업 할 것 없이 대응에 총력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ICT 기반 다양한 특별전이 참관객 관심을 집중시켰다. 의료 AI 특별전에서는 '닥터앤서'가 공개돼 다가올 의료 AI 시대를 선보였다. 2018년 착수한 '닥터앤서' 개발 사업은 한국형 AI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사업이다. 국내 26개 병원, 22개 기업이 참여해 3년 간 35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소아희귀난치성 유전질환부터 뇌전증,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등 8대 질환에 대한 21개 AI 솔루션을 개발,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다.
안충일 인피니티헬스케어 AI팀장은 “대장암 진단 지원 솔루션은 3~5㎜ 작은 용종도 놓치지 않고 알려줘 의료진 실수를 줄이는 것을 돕는다”면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신청했고,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병원정보 특별전에서는 ICT가 구현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모델도 소개됐다. 고려대의료원이 주관하는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은 개발을 마무리하고, 시범 적용을 앞둔다. 기존 전자의무기록(EMR)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최적 의약품 처방과 개인 라이프로그 데이터 연동, 만성질환 발병 예측 기능까지 탑재했다. 삼성SDS(SaaS 플랫폼),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클라우드), 소프트넷(라이프로그 연동)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병원-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박광진 P-HIS 개발사업단 팀장은 “연말부터 고대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에 차례로 적용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병원으로 확산할 것”이라면서 “삼성SDS, 비트컴퓨터와 협업해 병원 규모별 맞춤형 공급을 추진하고, 임상데이터와 유전체 데이터, 라이프로그 데이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분석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 하겠다”고 말했다.
환자-의료진 커뮤니케이션도 ICT가 돕는다. 아이쿱이 전시한 '아이쿱 클리닉'은 의료진이 다양한 콘텐츠를 태블릿 PC에 띄워 진료 시 환자 이해를 돕는다.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올린 질병 관련 콘텐츠를 의사가 공유하면서 환자에게 질병과 치료법을 설명한다. 환자는 의료진이 제공한 여러 콘텐츠를 환자용 앱 '헬스쿱'에서 확인한다. 의료진 설명을 녹음하거나 관련 콘텐츠를 가족과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도 한다. 아이쿱 클리닉과 헬스쿱은 각각 500명과 400명이 이용 중이다.
아이쿱 관계자는 “일방향인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을 콘텐츠 플랫폼을 활용해 쌍방향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추후 EMR과 연동해 의료진 활용도를 높이고, 적용 가능한 병원 규모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