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좁은 국토·환경 훼손 우려 씻은 '물 만난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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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수상태양광.

지난 19일 찾은 '군산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늦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전기로 생산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은 지난해 남동발전이 민간 기업과 431억원을 들여 설비용량 18.7㎿ 규모로 구축한 국내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소다. 중국 하이난 발전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투자 의지를 적극 피력한 곳이기도 하다. 군산 태양광 발전소는 문 대통령이 다녀간 지 10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국내 7500가구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허브'로 손색이 없었다.

수상태양광은 육상태양광과 확연히 다르다. 물에 뜨는 구조물인 부력체 위에 태양광 패널을 얹고, 2.5톤 무게의 콘크리트 체인블록이 부력체·모듈 등 설비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곳은 군산 2국가산업단지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을 모았다가 바다로 흘려보내는 유수지였다. 별다른 대안 없이 놀리던 산업단지 유수지를 수상태양광으로 개발한 국내 첫 사례로, 수심이 일정하고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이 없어 수상태양광 발전소로 적합한 곳이었다. 건설 비용이 육상태양광보다 30~40% 더 든다는 것은 유일한 단점이다.

발전소 옆 건물에 마련된 상황실에 들어서자 전자 현황판이 눈에 들어왔다. 발전시간, 발전량은 물론 모듈 문제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발전소까지 걸어서 2~3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즉각 조치가 가능한 구조다.

이날 현황판에는 연평균 발전 시간 4.14시간, 당일 발전량 72.96㎿h, 누적 발전량 30.77GWh 등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는 연간 2만5300㎿h 전력을 생산하는 규모로, 매년 약 55억원의 발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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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수상태양광.

현장에선 '상생'이 돋보였다. 남동발전과 민간 기업은 발전 수익을 얻고, 전북 군산시는 부지 임대료로 연 2억4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5만2000장의 태양광 모듈(한화큐셀)과 2만6000개의 부력체(스코트라) 등 발전 기자재는 국내 기업이 100% 생산·공급했다. 제너럴모터스(GM) 공장 폐쇄로 날개 꺾인 군산에서 1만4000명을 건설 인력으로 투입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남달랐다. 발전 수익금을 지역 대학 장학금으로 30억원(20년간) 지원키로 한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공기업·지방자치단체·민간기업 간 협력 성과가 분명했다.

한정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장점도 돋보였다. 군산 태양광 발전소는 산단 내 홍수 방지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훼손을 최소화, 제한적 상황을 탈피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었다. 또 주변에 주민이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민원 발생 등 수용성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연간 온실가스 1만1825톤을 감축, 소나무 118만그루를 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전소를 떠나려는 순간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떼가 눈에 띄었다. 태양광 모듈 아래 그늘로 물고기가 몰리고 유수지 물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송어가 다수 서식하고 있었다. 수상태양광이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을 유출해 환경을 훼손한다는 우려는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웠다.

내년이면 2.1GW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이 본격화한다. 군산 수상태양광의 성공 사례는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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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수상태양광.

군산(전북)=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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