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중고 배터리로 전기차 충전소를...제주에 'e-고팡'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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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제주에 e-고팡 전기차 충전소를 오픈했다. 방문객들이 전기차 중고 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살피고 있다.

BMW그룹 코리아는 지난 9일 제주도에 국내 최초로 전기차(BEV) 중고·폐배터리를 활용한 친환경 충전소 'e-고팡'을 오픈했다고 12일 밝혔다. <본지 7월 26일자 19면 참조>

전기차 중고 배터리로 만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충전소로 활용하는 건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고팡은 제주도 방언으로 '저장소'를 뜻한다.

현재 국내 전기차 보급 수는 약 8만대로 매년 100% 이상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전기차 배터리 리유즈(재사용·Reuse) 산업은 전기차의 확산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손꼽힌다. 이에 교체한 배터리를 재사용해 사용 기한을 5년 이상 연장시킬 수 있는 이번 사례는 전기차 후방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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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제주에 e-고팡 전기차 충전소를 오픈했다. ESS 내부 배터리시스템에 BMW i3고객 이름이 적힌 중고 배터리.

BMW그룹 코리아는 2014년 국내 출시된 BMW 'i3'차량의 중고 배터리를 공급했고,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는 e-고팡의 운영을 맡는다. 국내 중소기업 케이씨에스글로벌과 중앙제어는 각각 배터리 컨테이너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급속·완속 충전기를 제공했다.

BMW코리아는 실제 최소 3년 이상 된 제주지역 전기차 유저 10명을 선정, 배터리 용량이 22㎾h인 구형 배터리를 신형 33㎾h(94Ah)로 무상 교체했다. 이번 e-코팡 ESS의 배터리 용량은 220㎾h(출력량250㎾)로 약 25가구(4인 가족 기준)가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다. 이 충전소에는 급속(50㎾h급)충전기 3기와 완속충전기 5기를 운영하게 된다. BMW는 코리아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시설을 무료로 개방할 방침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와 제주특별자치도, 에너지와 전기차 충전 관련 국내 전문기업이 자발적으로 협업해 전기차 산업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정식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도입한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 테슬라와 일본 닛산이 있다. 닛산은 지난해부터 ESS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선박용 전원공급장치 등 10여 개 분야에 중고 배터리 기반 후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 가정용 ESS 제품인 '파워월(Powerwall)'에 중고배터리를 사용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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