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화를 밀어붙일 경우 국부유출·기술종속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상북도·제주도·울산시·남동발전·서부발전·석유공사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발전설비 본체가 바닥에 고정되지 않고 수중에 띄워진 상태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는 송전·배관망으로 수요지로 전송된다. 먼 바다의 풍부한 바람을 발전에 활용할 수 있고 육지에서 수십 ㎞ 떨어져 민원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사업화를 추진하는 곳을 '울산시'로 소개했다. 울산시는 석유공사와 내년까지 5㎿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스템을 개발한다. 2030년까지 6조원(국비 포함)을 투입해 동해 가스전 인근에 1GW 규모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원전 1기와 맞먹는 규모다.
그러나 연구원은 울산시가 추진 중인 동해 가스전 인근 단지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3가지 선결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해군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국방부 협조 없이는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고 기술축적이 미흡한 상태에서 사업화를 밀어붙일 경우 국부유출·기술종속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비용·운영비용이 모두 높을 것으로 예상, 수익성 확보에도 부정적으로 봤다.
연구원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설비 설치 시 바다 밑에도 규모가 큰 구조물이 자리잡게 된다”며 “잠수함 등 해군 선박 통행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풍량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풍향계측타워뿐 아니라, 라이다 등 원격감지 계측기 설치 시에도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허가권을 가진 울산지방 해양수산청은 국방부 승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 국방부는 최근까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원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이 외국인 투자가 중심으로 진행됨에 따라 상용화 이후 배당금 등 국부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 8㎿급 이상 발전터빈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 수입확대에 따른 기술 의존도 심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단지조성에 필요한 기술개발·주요부품 국산화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연구원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설비 총 투자비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육상풍력·고정식 해상풍력 대비 1.5~2배 높은 수준”이라며 “수익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