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7년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4건 중 1건꼴로 버스와 영업용 승합차, 화물차, 택시 등 사업용 차량이 포함됐다.
사업용 자동차 주행거리는 하루 평균 115㎞로 비사업용(35㎞)의 3배다. 1만대당 사고는 이들 사업용 자동차가 307건으로 비사업용의 4.5배에 달한다. 1만대당 사망자도 사업용이 5.6명으로 비사업용보다 4.7배 많다.
이러한 교통사고 상당수는 부주의 운전에 따른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은 부주의 운전이 교통사고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운전 미숙 부주의(16.3%), 신호위반과 졸음(14%), 전방주시 태만(11.6%) 순이다.
이처럼 상용차량의 부주의 운전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가운데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은 졸음운전, 주의분산, 피로누적 등으로 인한 부주의 운전을 파악해 진동·음향·시각 정보 등으로 운전자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술이다. 크게 갈지자 주행 등을 판단하는 주행 패턴 기반 시스템과 운전자 안면을 직접 촬영해 분석하는 적외선 카메라 기반의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이 중 최신 기능인 카메라 기반 시스템은 차량 실내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 운전자 안면을 인식하고 운전자 부주의에 따른 차선이탈, 차선침범 위험 등을 판단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운전자 얼굴을 알아보고 시선 추적까지 가능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2021년부터 국내 주요 중대형 상용차종에 국내 최초로 양산 공급한다고 밝혔다.
일부 고급차와 상용차종에 한정적으로 적용됐던 기존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은 운전자 얼굴 방향과 눈 감김 정도만 인지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은 눈·코·입·귀 등 특징점을 통한 운전자 식별과 동공인식을 통한 시선추적까지 가능하게 해 부주의 운전 검출 정확도를 한 차원 높인 것으로 동종 업계 시스템 중 최첨단 제품이다.
또 이 시스템의 운전자 식별 기능은 다수 운전자를 등록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따라 시트와 미러 자동 조절 등 개인화 기능과 연동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승용 부문에 거의 적용되지 않았으며 상용차에는 아예 양산 사례가 없다.
현대모비스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은 실내 카메라가 추출한 운전자 상태 정보를 차속, 변속, 핸들링 등 차량 섀시 정보와 융합 분석하는데 성공하면서 한층 높은 수준 신뢰성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등 탑승자 센싱 기술은 자동차가 운전자를 인식하고 이해해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 의미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라면서 “앞으로 버스와 승용차종에도 확대 공급해 딥러닝을 활용한 탑승자 인식 알고리즘 고도화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등을 포함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5년 2400억원에서 2025년 6800억원 규모로 연 평균 1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모두 보유한 전문 부품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탑승자 센싱 기술에 자동제동, 조향 등 섀시제어 기술을 연동시켜 심정지 등 응급 상황에서 자동차 스스로 갓길에 정차하고 긴급구조를 호출하는 등 한시적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 기술도 2021년 이전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