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전면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두 번째 잠정 합의안과 상생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협력한다. 지역 경제와 협력업체 고용 악화는 물론 회사 존립 기반 자체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같이한 결과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14일 최종 타결되면 떨어진 판매와 신뢰 회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전날 저녁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잠정 합의안을 내놨다. 29차례에 걸친 본교섭 결과이자 지난달 16일 첫 번째 잠정 합의에 이은 두 번째 잠정 합의안이다. 합의안은 14일 조합원 총회에 올려 찬반투표를 거친 뒤 최종 추인 여부가 결정된다.
노조가 재협상에 적극 나선 것은 집행부의 무리한 파업을 거부하는 조합원이 늘면서 노-노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회사가 처한 현실을 부정한 채 전면파업을 강행한 집행부에 조합원 반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진해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렵게 끌어낸 1차 잠정 합의안은 지난달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며 부결됐다. 노사는 1차 잠정 합의안 부결 이후 전면파업과 부분직장폐쇄로 갈등을 빚었다.
업계는 2차 잠정 합의안 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과 달리 노사가 합의안을 기초로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한 평화 기간을 갖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까지 추가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선언문은 노사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노조는 지난달 첫 번째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사례를 고려해 이번 잠정 합의 내용을 조합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0월부터 60여 차례 부분파업과 전면 파업으로 3000억원 이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연간 10만대 수준인 닛산 로그 생산 물량이 6만대로 줄었다. 앞으로 출시할 신차 XM3 물량 배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사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피하고자 최선의 노력으로 협상에 임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면서 ”이번 합의안을 최종 타결로 연결해 회사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