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플래닛드림', 뮤직비디오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

박경 신곡 '귀차니스트' 뮤비에 24개사의 광고 등장… 참신한 역발상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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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어떤 컨텐츠를 접할 때 다른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PPL 제품의 경우 광고라는 인식도 들지 않을 만큼 내용과 잘 어우러지면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내용과 상관없이 등장해 극의 흐름을 끊을 경우 오히려 제품에 대한 반감이 생기기도 한다.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는 시작 전 광고가 나오지만, 유료로 결제하고 사용할 때는 광고 없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뮤직비디오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블락비 박경의 신곡, ‘귀차니스트’의 뮤직비디오에는 무려 24개의 브랜드 및 서비스가 등장한다. ‘아~알람 맞추기 귀찮아. OK 구글 아침 9시에 알람 맞춰줘’. 우리가 자주 들었던 광고 카피를 시작으로. 뮤직비디오 내내 끊임없이 광고가 이어지는 형태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중독성 있다", "곡이랑 너무 잘 맞아서 마치 광고가 곡을 위해 제작된 것 같다", "너무 참신한 발상이다", "광고가 많이 나와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형태가 많아질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 현재 박경의 ‘귀차니스트’는 국내 최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뮤직비디오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한 곳은 뮤직비디오 제작사 '플래닛드림'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여러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경계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시야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신선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플래닛드림 측은 “곡의 주제인 귀찮음은 사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인데,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이런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들”이라고 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광고야말로 귀차니스트라는 곡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모두의 이해관계도 완벽히 들어맞았다. 뮤지션은 뮤직비디오 홍보를 위한 리소스를 최소화하면서도 조력자를 얻었으며, 광고주는 유명 뮤지션의 초상권과 음악에 본인들의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게 됐다.

플래닛드림의 대표는 “처음에는 ‘최소 30개의 브랜드의 참여’라는 프로젝트에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너무 새롭고 신기하지만 기존에 이런 식으로 제작된 광고가 전무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무엇이든 최초가 된다는 것은 설레고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큰 위험을 수반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창의력만이 우리 같은 독립광고대행사가 살아남을 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런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신지선 기자 (js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