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리뷰] 정태춘-박은옥, '40년 가수인생 속 사회공감 파노라마' (40주년 콘서트 '날자 오리배' 종합)

[ET-ENT 스테이지]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콘서트 '날자 오리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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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기자] '가객' 정태춘과 박은옥이 대중과 함께해온 굴곡진 40년 가수인생을 담은 서사시로 가요의 시대적 의미와 감동을 전했다.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

콘서트 '날자, 오리배'는 가수 정태춘·박은옥의 음악사적·사회적 가치를 되새겨보는 '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공연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2009년)' 이후 10년만에 펼쳐지는 전국투어 무대로, 40년간 활동을 응원해준 전국 각지의 대중에게 음악에 담긴 사회공감 메시지를 전하며 감사를 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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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이날 공연은 2시간30분의 러닝타임 속에 통기타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구성과 여러 장르적 요소를 통합한 18트랙의 무대가 진행되며, 이들의 음악에 담긴 다양한 감각과 의미들을 새롭게 공감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따뜻하고 쓸쓸한 정태춘표 서정음악' 40주년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전반부

'[날자, 오리배]-서울' 전반부는 정태춘·박은옥의 데뷔 초중반 음악 9곡으로 진행됐다. 이 무대에서는 은은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하는 박은옥의 오르골 사운드로 구성된 오프닝에서 보듯, 통기타를 중심으로 일렉밴드와 스트링(바이올린·첼로), 퍼커션, 아코디언 등이 조화된 따뜻한 포크 사운드로 채워지면서 정태춘·박은옥 음악 속의 목가적인 측면이 집중적으로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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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특히 이들의 대표곡으로 여겨지는 촛불·윙윙·북한강에서 등과 신곡 '연남, 봄 날'의 무대에서는 스트링·밴드사운드의 가세로 표현된 감성의 심화는 물론 기타 사운드와 함께 낮게 읊조리는 듯한 정태춘의 음색과 맑고 부드럽지만 두터운 무게감을 지닌 박은옥의 보컬매력이 쓸쓸한 내면의 모습과 함께 편안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여기에 퍼커션과 아코디언이 표현하는 신선한 포인트는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화사한 봄의 기억과 맑은 밤하늘, 물결에 흔들리는 배 등 자연적인 모습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듯한 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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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요컨대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전반부는 대중이 인식하는 정태춘·박은옥의 상징적 코드 중 하나인 목가적인 특색과 서정적인 매력을 종합적으로 전달하는 무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박은옥은 "스물세 살때 불렀던 윙윙이 애니메이션 '뽀로로' 삽입곡으로 제 딸은 물론 손녀까지 듣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이렇듯 다양한 노래를 만들어오던 정태춘이 노래를 다시 만들지 않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믿지 않았었고, 제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해도 듣지 않았을 때 서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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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정태춘은 "십수년 전부터 노래를 만들지 않고 사진과 가죽공예, 붓글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와중에 박은옥이 '나를 위해 앨범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게 아니냐'라고 하는 말도 들었는데 사실 노래는 의지를 갖고 만들어야 하는 바, 한동안은 곡이 나오지 않았기에 거절했다"라며 "이번 앨범은 2012년 당시 8곡을 단번에 만들었듯 만족감을 줬던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앨범처럼 '늙은 목소리로 젊은 날의 노래'라는 콘셉트 아래 미발표곡은 물론 가족을 위한 새출발을 시사한 노래를 더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컬·악기·장르 다양성으로 표현한 정태춘·박은옥 공감음악' 40주년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후반부

'[날자, 오리배]-서울' 후반부는 정태춘·박은옥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과 사회적인 현실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 무대는 따뜻한 감각이 돋보이는 전반부 무대와는 사뭇 달리, 세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곡의 다양한 감성들이 강하게 되살아나면서 사회현상에 녹아든 정태춘·박은옥의 모습을 묘사함은 물론 관객들에게 색다른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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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특히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시인의 마을·정동진3·92년 장마,종로에서 등 주요곡을 통해 깊고 진한 중저음의 정태춘과 맑고 포근한 박은옥의 보컬이 대비 또는 조화를 이루면서 표현하는 서정적 음악매력은 이들의 음악인생 속 삶의 무게를 다채롭게 표현하는 듯 했다.

여기에 헬기·군화소리·임을위한행진곡 후렴구 등 서브요소와 국악인과의 컬래버로 표현된 진혼곡 느낌의 '5.18', 바리톤 성악가와의 컬래버로 진취적인 모습을 드러낸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등 서정적 표현을 향한 다양한 장르적 시도들은 정태춘·박은옥의 음악적 감각의 총합까지도 깊게 느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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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정태춘은 "40주년 기념 인터뷰를 많이 했었는데, 그때 가장 많은 질문이 그동안 활동에 대한 소회였다"라며 "당대에 요동치던 시기도, 지리멸렬한 시기도 함께 겪으며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미래를 상상하기도 했다는 마음을 가졌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은옥은 곡 내레이션과 공연간 대화를 통해 "저희 노래를 옆에 두고 들으셨던 여러분들의 모습이 궁금했다. 여러분과 우리가 함께 품었던 소망이나 아픔을 그려내면서 음악으로 위로와 힘을 주고자 했는데 실제 위로받고 기다려준 건 여러분들이었다. 여러분의 가수로 노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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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3회차 공연이 펼쳐졌다.(사진=정태춘박은옥 40 프로젝트사업단 제공)

이렇게 콘서트 '[날자, 오리배]-서울' 공연은 대중 속에 살아숨쉬는 가객으로 살아온 정태춘·박은옥의 40년 가수인생 파노라마를 압축적으로 묘사한다. 물론 40년간 발표한 음악들 전반을 모두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러닝타임과 트랙구성이지만, 이들이 표방하는 음악속의 다양한 사회적 감성을 깨닫고 이를 공감하는 무대로서는 역대급 이상의 가치를 갖고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정태춘·박은옥 40주년 콘서트 '날자, 오리배'는 오는 7일까지 펼쳐질 서울공연에 이어 상반기동안 부산·전주·창원·강릉·양산·대전·성남·인천 등을 순회하며 펼쳐진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