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기업분할을 통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CJ 주식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되면서 지주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분할비율은 IT부문 45%, 올리브영 55%다. IT부문은 CJ주식회사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1대 0.5444487이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신주가 아닌 자사주를 배분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던 계열사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7.97%를 보유한 2대 주주며 이 상무도 지분 6.9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자녀들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CJ에 대해서는 보유지분이 거의 없었다. 이 상무만 0.1%를 갖고 있었을 뿐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CJ주식회사와 주식교환을 함으로써 이 부장은 CJ에 대한 지분 2.8%를, 이 상무는 1.2%를 갖게 돘다.
재계에서는 CJ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자녀들이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CJ는 2014년 12월 그룹내 IT계열사 옛 CJ시스템즈와 옛 CJ올리브영을 합병하며 CJ올리브네트웍스를 출범했고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CJ시스템즈의 지분 15.91%를 합병 직전에 증여해 타당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분할은 경영권 승계 서막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에서 벗어나는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부문이 그룹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높았던 내부거래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IT 사업 부문을 신성장 사업군으로 키우기 위한 방안”이라며 “경영권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기업분할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