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상 속도…中·日 제치고 신흥시장 선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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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올해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5개국이 가입한 '메르코수르(MERCOSUR)'와 무역협정(TA) 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인다. 비공식 협상까지 포함해 협상을 4번 진행하며 상품·서비스·투자·지식재산권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한다. 내년 말까지 TA를 타결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브라질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의지를 보이면서 중국·일본보다 앞선 TA 타결로 떠오르는 남미 시장을 선점할지 주목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오는 7월 우루과이에서 한-메르코수르 3차 TA 공식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어 8월에 비공식 협상을 진행하고, 10월에도 다시 공식 협상을 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5월 무역협정(TA) 협상을 개시하고 9월에 1차 협상을 시작한 바 있다. 올해 총 4번의 협상을 벌이며 TA 협의에 속도를 낸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베네수엘라 5개국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전체 인구 2억9000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7000억달러 규모를 갖춘 신흥 시장이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지역 인구·GDP의 70%를 넘는 규모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회원국 자격 정지 상태인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4개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 협상에서 실질적인 상품·서비스·투자·지식재산권·원산지·위생검역(SPS)·무역기술장벽(TBT)·정부조달 등 전 분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전방위로 협정에 대한 실무 협상을 벌이고, 내년말까지 TA 타결을 한다는 목표다. 최근 취임 100일이 지난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정권이 자리잡고 OECD 가입의사도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우리에게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메르코수르가 다른 곳보다 대외 개방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에 OECD 가입을 도와달라고 했다”며 “(메르코수르에서 영향력이 큰) 브라질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TA 협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늘어나고 있는 메르코수르 무역기술장벽(TBT)도 정밀 분석한다. 국표원 TBT 분석 사이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메르코수르 국가 TBT는 2015년 151개, 2016년 175개, 2017년 190개, 지난해 230개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분석 작업을 국표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메르코수르와 협상 타결 시 우리나라가 중남미 신흥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외개방에 보수적인 메르코수르와 협상이 진행되면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메르코수르는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신흥시장으로 우리와 경쟁국인 중국·일본과도 TA를 맺지 않았다”며 “메르코수르와 TA를 하면 시장 선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