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시동에도...아직 갈 길 먼 '블록체인 해외송금'

우체국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관련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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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움직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송금까지는 다른 부처와의 조율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운영 방안' 용역을 냈다. 예산 4900만원에 불과한 조사 수준의 용역이지만, 해외송금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이 명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정업체는 계약일로부터 3개월 동안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동향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처리 발전 방안 등을 연구한다. 우체국 금융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블록체인 활용 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다.기존 중개망 스위프트(SWIFT) 이용 시 2~3일이 소요된다.국내은행, 스위프트, 해외은행, 지급은행까지 3~4단계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중간 과정에서 수수료가 붙는 만큼, 비용도 커지게 된다. 블록체인 송금은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인다.

우정사업본부는 우리은행처럼 블록체인 플랫폼만을 활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리플 엑스커런트에서 실물화폐를 주고받는 방식을 상반기 중 오픈한다. 암호화폐 '리플'은 서비스에서 배제한다.

업계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실물화폐를 암호화폐로 대체하고 있다. 송금 과정에서 실물화폐를 암호화폐로 대체하면 중간에서 환전할 필요가 없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송금 시점과 수취 시점에서 가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에스크로로 해결할 수 있다. 에스크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 3자가 원활한 상거래를 위해 중계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다.

우정사업본부의 검토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하는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이 여전히 정부 규제에 막혀있기 때문이다. 실제 ICT규제 샌드박스 신청 1호 기업인 모인은 지난달 2차 심의에서도 제외됐다. 과기부는 관계 부처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달 5일까지 접수를 받은 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실제 적용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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