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중국 영상인식 전문 스타트업에 지분투자 55억원을 단행했다. 자율주행 부문 핵심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유망 기술기업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한 개방형 협업체계 구축에 본격 나선 것이다.
현대모비스(대표 박정국)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물인식, 행동패턴 분석 기술을 보유한 중국 스타트업 딥글린트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구축하기 위해 55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딥글린트는 중국 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인식 분야 선도 스타트업이다. 사람 얼굴이나 신체, 행동 패턴 등을 이미지로 분석하는데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안면 인식과 분석 시스템은 50m 거리에서 10억 명 중 한 사람의 얼굴을 1초 내 판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투자는 딥러닝을 활용한 차량내부 동작인식, 패턴분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와 탑승객의 얼굴을 분석해 감정을 확인하고 음악 선곡, 조명 조절과 같은 개인 맞춤형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와 딥글린트의 기술 협력은 △차량 보안 인증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차량 내 가상비서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차량 보안 인증은 정교한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를 인증하는 방식이다. 얼굴 인식을 통해 운전자가 확인이 되면 차량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거는 형태다. 사람의 생체 정보를 활용하면 기계 장치를 이용하는 것보다 보안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기술은 운전자가 주행 중 졸고 있는지, 전방 주시 상태가 불안한지,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등 다양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알람 경고음 등을 통해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AI를 활용한 고성능 안면 인식 기술은 운전자의 감정 상태를 읽어 가상비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딥글린트의 얼굴 인식과 분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피곤한 운전자에게 기분 좋은 음악을 틀어주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량과 사람간 커뮤니케이션 분야로도 기술 협력의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6월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에 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스트라드비젼과의 협업은 자율주행용 차량이 센서를 통해 외부 객체를 인식하는 데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딥글린트와의 협업은 자율주행차량 내부에서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얼굴과 행동패턴을 분석해 커넥티드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전무)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전장 기술과 ICT 융합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영역은 개방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