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을 4번 연임하게 됐다. 2011년 제33대 회장직을 맡은 이후 5번째 임기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최다 연임 기록이다. 허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추락한 전경련 위상을 되찾고, 대한민국 경제성장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어깨가 무겁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37대 회장으로 허창수 회장을 단독 추대한 후 최종 선출했다. 허 회장은 2021년까지 다섯 번째 임기를 맡는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국민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며 사회통합을 이뤄가야 할 때이고, 전경련도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이번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사업방향과 예산을 승인 받고 향후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허 회장은 올해 4대 중점사업 방향으로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우리 경제 활력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국민의 많은 관심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했다.
허 회장이 4연임 하면서 과거 10년 동안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앞서 허 회장은 3연임이 확정됐던 2017년 정기총회에서 '연임불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허 회장을 대신할 사람을 찾지 못하면서 4연임까지 오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차기 회장 물망에 올랐지만, 갖은 이유로 불발됐다.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씨가 주도한 '국정농단' 사태에 깊이 관여된 것도 차기 회장 물색 어려움의 또 다른 원인이 됐다. 당시 존폐위기에 몰리면서 '한국기업연합회'로 명칭 변경까지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2016년 LG가 전경련을 탈퇴했고, 이듬해 삼성, 현대차, SK등이 추가로 탈퇴하면서 '4대그룹' 모두가 속하지 않은 '속빈강정'이라는 비판까지 들었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경련 패싱'이 계속되면서 추락한 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허 회장은 “전경련이 어려움이 많았는데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다”면서 “다시 회장직을 맡겨준 만큼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