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는 국회 본회의에서 자살 예방 정책 전담 위원회 신설 내용을 담은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1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민은 1만2463명으로 전년보다 629명(4.8%) 줄었다. 자살자 수는 2013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지난해 23명 정도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자살률이 높은 나라는 리투아니아(26.7명 2016년)뿐이다. 한국의 자살률이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갑자기 OECD 2위로 밀려난 건 자살률이 줄어서가 아니라 지난 5월 30일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토크콘서트 ‘힐링닥터가 간다’를 진행하고 있는 사공정규 교수는 지난 30일 오강섭 사단법인 자살예방협회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지난 11월 23일 보건복지부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개정안의 의의는?
A : 자살을 예방에는 국가 사회적인 공동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살예방정책의 정부 노력은 그동안 보건의 영역에서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국무총리가 직접 이끄는 자살 예방 정책 전담 위원회가 신설되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자살을 보건의 영역을 넘어서 다양한 영역의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이고 디테일한 개정안이 필요합니다.
Q : 한국자살예방협회와의 인연은?
A : 2004년 협회 창립당시 창립회원으로 참여하여 기획 일을 맡아 기획위원장으로서 각종 협회 사업들의 기획 및 준비 작업을 하였습니다. 2007년에는 부회장을 하였고, 2012년에는 협회 프로그램 개발 위원장으로 협회의 대표적인 게이트 키퍼 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 개발을 하였습니다. 2016년에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2018년 제 6대 회장에 연임되어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함께 해주신 동료들과의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Q : 한국자살예방협회를 소개하면?
A : 한국자살예방협회는 2004년 당시 급증하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민간단체입니다. 협회에서는 이후 자살예방관련 인식개선사업, 게이트 키퍼 양성프로그램 개발, 자살 예방 교육 사업, 자살보도 지침개발, 농약보관함 사업, 자살 예방학술대회 개최 등 홍보, 교육, 연구 및 각종 예방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위탁 경영하며 한국의 자살예방에 관한 중추적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자살 예방을 위해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할 점?
A : 자살예방을 위해 사회가 할일들은 최우선적으로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 사회가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영위하는 좋은 사회가 되어야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자살의 위험 요인을 줄이고 보호요인을 늘리는 다양한 활동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생명과 자살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합니다. 이를 위해 민간과 국가가 힘을 합쳐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의 각종 활동 및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때 자살이 예방 될 것입니다.
Q : 협회 일을 하면서 보람된 점 또는 아쉬운 점은요?
A : 협회 일을 하면서 보람된 일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이분들의 뜻과 역량을 모아 사회 및 국가의 자살예방에 힘을 보탤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 일부에서 자살예방에 대한 인식의 부족과 비관주의가 남아 있음을 느낄 때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다소 감소 추세에 있어 다행으로 느낍니다만 아직 그 비율이 높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Q : 협회장으로서의 꿈은 ?
A : 협회장으로서 꿈은 전 국민은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국민 적어도 전 국민의 반수 이상이 자살예방의 게이트 키퍼 교육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게이트 키퍼가 주변의 고위험군만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도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고 많은 사람들이 게이트 키퍼 교육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의 자살에 대한 그릇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교육을 받아서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는 우울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이들을 돕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 자살을 생각하게 될 때에도 교육을 받은 기억을 살려 자살의도를 바꾸어 다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Q : 앞으로 어떤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지요?
A : 제가 바라는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불안해하거나 공포에 떨지 않고 우울하지 않은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기쁘게 하는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가 되는데 작은 힘이지만 보태고 싶습니다. 특히 자살 예방 교육 및 생명 존중의 교육을 어려서부터 받아서 사회 전체 분위기가 생명 존중이 최고의 가치임을 알고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오강섭 회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현,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현, 대한불안의학회장 ○현, 사단법인 한국자살예방협회장
<힐링닥터 사공정규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하버드의대 우울증임상연구원 방문교수 역임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