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0기가인터넷과 함께 명실상부 유·무선 네트워크 세계 최강국 지위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게 분명해 보인다.
국민 삶은 물론이고 산업 구조 전반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4차 산업혁명'을 몰고오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투자비 부담을 줄이고 안전성·신뢰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제지원책 마련, 망중립성 및 필수설비 제도 개정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
◇산업구조 혁신···2030년 47조 가치
5G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라는 3대 특성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혁명을 가져올 전망이다. 1인당 데이터 이용량 증가는 물론 스마트기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기기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5G는 반드시 필요한 '무선 인프라'다. 심지어 유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G 기술 특성에 대응한 신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용량 콘텐츠 초고속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디어 분야 쓰임새가 크다. 4K나 8K급 초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감상하거나 가상·증강현실(VR·AR) 산업도 본격 성장할 전망이다.
초밀집 특성을 이용한 스마트팩토리도 가능해진다. 제조 시설에서 유선을 없애고 IoT 센서를 5G로 연결, 고객 주문부터 재고 관리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초저지연 특성을 이용하면 자율주행차를 지원할 수 있다. 지연이 사라지고 정보가 실시간 이동하기 때문에 정밀을 요하는 원격의료나 헬스케어 산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G 시대가 성숙하면 사회 각 분야가 초연결 사회로 진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5G가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2030년 47조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2026년 1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통신 전문가는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함으로써 얻는 'ICT 강국' 이미지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큰 가치”라면서 “'왜 하느냐'고 묻기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을 때”라고 말했다.
◇B2B 중심 사업 모델···인내심 갖고 지켜봐야
5G의 가장 큰 숙제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다.
막대한 투자와 함께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고는 있지만 막상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란 질문에는 누구도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5G 투자 기간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는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초기 1~2년 안에 전국망의 상당 부분이 구축되겠지만, 상용 서비스는 B2B를 중심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초기 5G 시장이 B2C 위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초고화질 영상이나 VR·AR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림이다.
지금 롱텀 에벌루션(LTE) 서비스도 충분히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5G에 일반 이용자가 얼마나 추가비용을 지출할지는 미지수다.
5G 시장의 중추를 이룰 B2B 서비스는 기술 자체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데다 B2B 특성상 산업계 곳곳에 확산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5G 대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자율주행차는 아직 지능형도로 등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았고 자동차 제조사도 상용 수준 자율주행차를 당장 선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비 부담 증가···세제혜택 등 지원책 마련 필요
5G는 생각보다 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최근 발생한 불의의 통신구 화재로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투자비 부담이 큰 5G인데, 통신 네트워크 말단인 가입자 망까지 이중화를 하려면 부담은 가중된다. 정부는 통신 3사가 5년 간 5G에 7조4813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안전' 비용까지 더하면 투자금액은 늘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5G 투자를 서둘렀지만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산적했다.
5G 투자비 절감을 위해 필수설비 공동활용을 활성화하기로 했지만, 정작 제도 핵심인 대가와 최소임차거리를 아직껏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도심을 중심으로 오히려 대가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5G 기술 특성 중 하나인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망중립성 관계도 정리가 필요하다. 일반 차선과 급행 차선 기준을 명확히 구분, 급행 차선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슬라이싱마다 속도와 전송량이 다른 5G 특성이 무의미해진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 망 이용대가 문제도 선결 과제다. 대용량 트래픽 발생이 뻔한 상황에서 '망 무임승차'가 계속된다면 5G 인프라를 공짜로 내주는 셈이 된다. 결국 네트워크 투자 부담은 국내 이용자와 통신사가 나눠 지게 된다.
5G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절실하다. 투자비 부담을 줄이고 5G 네트워크 안전성을 확보하는 좋은 대안으로 거론된다.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국은 1~2년 전부터 5G 등 초연결 인프라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선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추경호 의원(자유한국당) 등이 5G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률개정안을 국회 제출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