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ence] 구한말 '미스터 션샤인'이 전하는 세기 초월의 가치

역사테마 드라마는 과거부터 꾸준히 대중에게 사랑받은 장르다. 대하드라마 형태로 존재하던 역사물은 최근 TV와 모바일, 웹 등의 노출채널 다변화와 사회가치 변화에 따라 장르가 세분화되며 인기를 모은다.

최근에는 사실고증과 현대적 테마의 재해석을 담은 팩션(Fact+Fiction) 드라마들이 새로운 인기코드로 사랑받는다. 이들 드라마는 콤팩트한 분량 가운데서도, 역사 사실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시대불변 가치를 부각시키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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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션샤인 메인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이런 관점에서 최근 성황리에 종영된 팩션 기반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재조명의 가치를 갖는다. 이 드라마는 구한말 당시 사회의 모습과 의병들의 삶, 주연배우들의 로맨스라는 주제뿐만 아니라, 그 기저에 실린 현실공감 가치들로 인해 인기를 얻었다.

이번 컬처에센스(Culture Essence)에서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다각적으로 분석, 작품 속에 숨은 현 세대가 가질만한 가치와 메시지, 영향들을 확인해본다.

◇'이방인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현대인의 삶을 치유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 의병들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라는 주요 테마를 제외하고도 현 사회가 갖는 다양한 특징과 갈등해결 구조를 그대로 묘사한다. 특히 치유와 여성권리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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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갖는 가치 중 치유적인 관점은 남주인공 3인을 둘러싼 인간관계에 따른 변화에서 중점적으로 나타난다.(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치유적인 관점은 여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을 둘러싼 유진초이(이병헌 분)·구동매(유연석 분)·김희성(변요한 분) 등 세 명의 남자주인공 변화는 물론 쿠도 히나(김민정 분)의 변신까지 주요 인물들의 갈등해결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 주요인물은 위치는 다르지만, 각각 과거의 트라우마와 분노를 갖고 현실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이방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로맨스와 동정, 주변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내면을 치유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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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진초이는 어린 도망노비에서 미국 해병대 대위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는 극 초중반까지 조선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지만, 고애신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면치유를 겪으며 외국인 의병으로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변화는 현대인들의 내면치유 과정에서 관계정립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바로 볼 수

먼저 유진초이는 어린 도망노비에서 미국 해병대 대위로 거듭난 인물로, 극 초중반 “내가 태어난 곳은 조선이나 조국은 미국. 조선은 날 가져본 적이 없다”라는 말처럼 김희성 일가와 외부대신 이세훈(최진호 분)을 위협함은 물론 고종(이승준 분)마저도 차갑게 대하는 등 조선에 대한 분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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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진초이는 어린 도망노비에서 미국 해병대 대위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는 극 초중반까지 조선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지만, 고애신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면치유를 겪으며 외국인 의병으로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변화는 현대인들의 내면치유 과정에서 관계정립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바로 볼 수

하지만 고애신과의 로맨스와 남주인공의 브로맨스를 기점으로 조선을 암암리에 응원하고 있는 카일(데이비드 맥기니스 분),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는 듯한 도미(고우림 분), 역관 임관수(조우진 분)·도공 황은산(김갑수 분)·일식(김병철 분)-춘식(배정남 분) 등 여러 인물들과 다각적인 내면치유를 통해 결국 조선을 돕는 외국인 의병으로서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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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매(유연석 분)는 백정 출신으로 일본 무신회의 한성지부 수장이 된 인물이다. 그도 유진초이(이병헌 분)와 마찬가지로 조선에 대한 분노로 개인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애국심을 갖고 있는 여주인공 고애신에 대한 연정을 비롯한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치유하는 인물이다. (사진=t

구동매는 백정 부모를 떠나 일본으로 도피, 일본 무력집단인 무신회의 한성지부 수장이 된 인물이다. 그는 조선으로 돌아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들에게 앙갚음함은 물론, 극 중반까지 이완익(김의성 분)·하야시(정인겸 분)·모리 타카시(김남희 분) 등 극중 악역과의 접점을 가지며 조선에 대한 분노와 함께 자신의 이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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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출신 무신회 수장 구동매(유연석 분)도 유진초이(이병헌 분)와 마찬가지로 조선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지만,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치유하는 인물이다. 그의 변화 속에서도 현대인에게 필요한 내면치유와 관계정립의 키워드가 발견된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하지만 그 역시도 여주인공 고애신에 대한 애정을 토대로 그녀를 도우며 스스로 감정을 치유하게 된다. 여기에 부하 유죠(윤주만 분)나 쿠도 히나에 대한 동정을 통해서도 나름의 치유를 받고 종국에는 조선을 돕는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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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성(변요한 분)은 악덕지주인 조부와 부친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일본 유학출신 자제다. 그는 사죄의 마음을 품고 스스로를 치유해나가지만, 실질적으로 주인공들과의 인간관계를 통해 스스로 치유받는 모습을 보이며,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또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사진=tvN 미스터션샤인 캡처)

김희성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노름판을 전전하는 부유한 양반 가문의 자제다. 그는 악덕지주였던 조부 김판서(김응수 분)과 아버지 김안평(김동균 분)에 대한 혐오로 일본에서 룸펜(부랑자, 실업자) 등으로 무위도식하면서도 귀국치 않았지만, 결국 애신을 비롯해 유진초이, 구동매 등과 만나며 선대의 잘못을 자신의 몫으로 이해하고 치유받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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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히나(김민정 분)은 친일파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라는 기본 관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주변인들과의 관계설정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는 모습으로 현대인의 삶에 색다른 의미를 선사한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또 친일파 이완익의 딸이자 일본인 재력가 후처로서 철저히 신중함을 유지하는 쿠도 히나 역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라는 기본 관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주변인들과의 관계설정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며 의병의 몫을 더하게 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듯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주인공 내면치유는 로맨스와 함께 극 자체의 활력을 불어넣는 소재다. 하지만 대중적 관점에서 보면 단순한 극적소재가 아닌 현실공감코드로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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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남주인공 3인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특히 구한말과 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제외하고, 주요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은 내면의 치유를 필요로 하는 현대인에게 실질적인 치유방법과 효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전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여성인권에 대한 올바른 가치정립'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여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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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가지는 현대적인 시사점 두 번째는 여성인권코드다. 이는 고애신과 쿠도 히나 등 여주인공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사진=tvN 미스터션샤인 캡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가지는 현대적인 시사점 두 번째는 '여성인권' 코드다. 이는 고애신과 쿠도 히나 등 여주인공을 필두로 극중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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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신은 상민계급과 함께 학당에 다님은 물론 하층계급을 스승으로 모시는 의병 저격수로, 쿠도 히나는 조선 사대부나 일본 군인, 외국인 등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여성인권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드러낸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고애신은 상민계급과 함께 학당에 다니는 것은 물론 하층계급인 포수 장승구(최무성 분)을 스승으로 모시는 의병 저격수로, 쿠도 히나는 조선 사대부나 일본군인, 외국인 등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인간권리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드러낸다.

물론 이들의 행보만 놓고 본다면 주인공으로서의 캐릭터 설정이나, 신분 또는 경제적 우위에 따른 행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캐릭터 외에도 인간권리를 드러내는 주요 근거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다는 것을 파악한다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두 여주인공이 표현하는 여성권리 인식은 상당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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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댁(이정은 분)·주모 홍파(서유정 분)·게이샤 소아(오아연 분) 등 애신의 직간접적 여성 조력자들은 남성캐릭터와는 상관없이 스스로의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며 행동하는 바, 두 여주인공 못지않은 걸크러시를 느끼게 하며 여성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우선 캐릭터 설정 요소라고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은 서브 캐릭터들의 성격이다. 함안댁(이정은 분)·주모 홍파(서유정 분)·게이샤 소아(오아연 분) 등 애신의 직간접적 조력자들은 주요 스토리인 의병활동과 당시 시대상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이들은 지위여하는 물론 행랑아범이나 장승구, 황은산 등 남성캐릭터와는 상관없이 스스로의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며 행동하는 바, 두 여주인공 못지않은 걸크러시 매력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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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스터 션샤인 속 고애신(김태리 분)·쿠도 히나(김민정 분)과 비슷한 우월적 지위를 지닌 주변 여성캐릭터들의 행보는 주인공 2인이 가진 걸크러시 적 매력은 물론 이들이 묘사하는 여성인권에 대한 의미와 가치들을 공고화시킨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신분이나 경제적 우위와 다른 행보라는 점은 고애신의 사촌언니 고애순(박아인 분), 고종의 후비 엄비(김주령 분)를 비롯한 고위 여성층들의 행보에서 만날 수 있다.

쿠도 히나와의 대화를 통해 사회정세를 파악하는 엄비의 모습이나 글로리호텔 안 도박으로 여가를 보내는 고애순과 고위 여성층의 행보는 구한말 전통적인 여성상과 신여성의 혼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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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2인과 서브 여성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묘사하는 tvN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인권의 의미는 스스로의 몫과 권리를 분명하게 주장하면서도, 융합과 화합적인 가치를 생각해야한다는 인간 본연의 의무를 묘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사진=tvN 미스터션샤인 캡처)

이 두 가지를 통해 두 여주인공이 갖는 의미가 단순히 당대의 여성 가운데서 뛰어난 인물을 묘사한 것은 아니라는 게 분명해진다. 그럼 이들이 표현하는 여성인권은 과연 어떤 성격을 지닐까?

그 역시도 캐릭터들의 활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걸크러시 캐릭터로 볼 수 있는 두 주인공과 세 서브주인공은 스스로의 지위여하에 상관없이 올바른 사회관점을 위해 자신의 견지를 주장하고 행동하는 여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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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2인과 서브 여성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묘사하는 tvN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인권의 의미는 스스로의 몫과 권리를 분명하게 주장하면서도, 융합과 화합적인 가치를 생각해야한다는 인간 본연의 의무를 묘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사진=tvN 미스터션샤인 캡처)

특히 옳지 못한 구시대적 가치와의 대결에서 서슴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의무를 명확히 하며 시대상과 융합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스스로의 몫과 권리를 분명하게 주장하면서도, 인간권리로서의 융합과 화합적인 가치를 생각해야한다는 견지로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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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인권의 모습은 명확한 가치기준 정립을 토대로 부정한 것과는 투쟁을, 정당한 것과는 융화를 하는 전인적 형태를 묘사하고 있다. 이는 인권이라는 이름 속에서 극단적으로 대결하는 현재의 일부 남녀갈등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요컨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인권의 모습은 명확한 가치기준 정립을 토대로 부정한 것과는 투쟁을, 정당한 것과는 융화를 하는 전인적 형태를 묘사하고 있다.

이를 현 사회에서 비춰보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극단적 대결이 빚어지는 현대의 일부 남녀갈등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자, 근본적인 자세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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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여주인공 2인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서두에 말했듯,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의병이라는 큰 틀에서 주인공 캐릭터들의 로맨스나 애국활동, 그에 얽힌 다양한 히스토리들이 주류를 이루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양한 관점과 예술기법을 담은 종합작품인 드라마라는 점에서 '미스터 션샤인'은 여러 값어치를 지닌 명품드라마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

대중이 즐겨보는 드라마 속에 담긴 가치는 무수히 많다. 사람 향기 나는 드라마부터 두뇌싸움을 유발하는 스릴러, 달콤한 로맨스, 환상과 신비주의적 관점의 판타지까지 아주 짧은 드라마라 할지라도 그 속에 담겨진 이미지와 관점들은 무수히 많은 가치를 갖고 있다. 드라마, 이제는 즐기면서 생각하는 작품으로 보는 시대가 왔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