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스터 션샤인'이 시청률 17%를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중국 의존을 벗어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지지만 생산은 한국이 하고 돈은 넷플릭스가 버는 '종속형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청률 대박···중국 극복
CJ ENM은 미스터션샤인 19일 방송에서 최고시청률 17.7%, 평균시청률 1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상파를 포함해서도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다.
최고시청률 기준 도깨비(22.1%), 응답하라 1988(21.6%)에 이은 tvN 드라마 3위 성적이다. 첫회 최고시청률로는 도깨비를 제치고 역대 1위(10.6%)를 차지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치솟고 있어 신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사다.
미스터션샤인은 넷플릭스를 활용, 중국 의존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라는 확고한 수요가 없었다면 중국 시장에 대한 확신 없이 400억원짜리 대작을 찍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션샤인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 6월 공시를 보면 넷플릭스에 넘긴 해외 판권 가격은 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비 3분의 2를 넷플릭스가 댄 것이나 마찬가지다.
넷플릭스가 높은 가격에 판권을 사면서 중국 자본 유혹도 떨쳐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다수 제작사에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대작을 만들 때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종속 우려···대비 서둘러야
한류제한령으로 기존 최대 한류 시장인 중국을 잃은 한국 방송 콘텐츠 산업에 넷플릭스는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세계 1억3000만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해외에 배급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은 흔치 않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종속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해외 배급에 대한 '독점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넷플릭스 경제학에서 2차 판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콘텐츠가 대박이 났을 때 제작자가 가져가는 추가 보상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세계 시장에서 독점 지위에 오를 때 계약 조건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넷플릭스가 올려놓은 콘텐츠 제작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버틸 준비가 안 된 방송 생태계에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방송 업계 전문가는 “넷플릭스가 비싸게 판권을 사주니 제작자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버는 돈을 생각하면 사실은 헐값일 수 있다”면서 “나중에는 특정 채널 공급을 못하게 하는 등 독점력을 휘두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방송 산업계가 각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넷플릭스 효과가 이제 시작인만큼 국내 방송 업계가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국내외 콘텐츠 유통채널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 협력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스터션샤인 시청률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