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대로 말하기

음성으로 사물을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

인공지능(AI) 스피커는 말 한마디로 필요한 정보 확인은 물론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제어한다. 스마트홈 중심에 섰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운전자 손을 자유롭게 했다.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른바 커넥티드 카 시대를 앞당겼다.

그러나 관련 기사에는 음성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많다. 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두 번 써 보고 포기했다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국말이 어렵기 때문이다. 어미변화가 심한 탓이다. 같은 말도 말꼬리는 여럿이다. “그간 안녕했냐”는 인사말 하나도 “안녕” “안녕하세요” “안녕하셨는지요” “안녕하셨습니까” 등 다양하다.

청산별곡 첫 문장인 '살어리 살어리랏다'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말하기는커녕 듣기에도 어렵다. 이해는 더욱 안 된다. 직업이 글쓰기지만 헛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을 보면 신기하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이 앞 다퉈 진출하는 스마트홈이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두 음성 인식이 기반이다. 목소리로 가전기기와 차량 시스템을 제어한다. 사람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기에 가능하다.

개발자는 “음악을 틀어 달라”는 명령 하나를 이해시키려고 수십 가지 변화를 학습시킨다. 작은 오류도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한다. 개발자가 수고한 만큼 우리는 편해지는 셈이다.

사실 음성 인식 서비스는 사용자 책임도 있다. 기계가 잘 알아들을수록 사용자는 대충 말하기 때문이다. 인식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기기나 제조사를 탓한다. 기기가 인식하도록 정확한 발음으로 얘기해야 한다.

음성 인식 서비스는 사람도 어려운 한국말을 기계가 알아듣고 반응한다. 인공지능인 만큼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쌓이는 데이터가 늘어 갈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 인공지능이 스피커를 통해 삶 속에 들어온 지 2년 가까이 지났다. 시간이 흐른 만큼 분명 똑똑해졌고 편리해졌다. 다음은 사용자 몫이다. 사용자가 기술 발전과 진화에 도움을 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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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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