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노·정, 사회적대화 재개 묘연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양대 노총 위원장 면담을 계기로 노·정 관계 회복에 나섰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현안에 대한 양측 입장이 달라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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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자료:고용노동부]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전날 저녁 노·정 협의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핵심 의제로 논의했다.

이 노·정 협의는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명환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요청함에 따라 성사됐다.

노·정 협의에서 김명환 위원장은 개정 최저임금법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특례 조항 등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전달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특례 조항은 사용자가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고자 지급 주기를 1개월로 바꿀 경우 관련 취업규칙을 노동자의 의견청취만으로 가능하게 한 것을 가리킨다.

민주노총은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을 저임금 노동자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개악'로 보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 특례 조항은 반드시 재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영주 장관은 개정 최저임금법이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도 않은 점 등을 들어 재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으로 기대수익이 낮아지는 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민주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으나, 민주노총은 이미 산입범위가 확대된 가운데 달라진 상황이 없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의는 20여분만에 끝났다.

이날 협의를 문재인 대통령이 주선했지만 빈손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노정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은 5월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최저임금위원회를 포함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이번 노·정 협의에서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도 묘연해졌다.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최저임금법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최저임금위를 포함한 사회적 대화에 복귀했지만, 최저임금법 재개정은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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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한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민주노총을 향해 “최저임금위원회와 새로 재편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이 정부와의 대화 자리에 나서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의 경제 발전을 위해 책임 의식을 가지고 대화와 타협에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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