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혁신본부가 올해 1급(실장급) 조정관 신설 작업에 착수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직제 신설 등 증원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수개월째 지연됐다.
과기혁신본부 증원안은 행정안전부 승인을 거쳐 지난 3월 말 경 기재부로 전달됐다. 이후 증원 관련 논의는 교착에 빠졌다. 기재부가 과기혁신본부 직제 신설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타 부처 유사 차급관 조직에 1급 자리가 없는 예를 들어 결정을 유보했다.
정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과기혁신본부 신설로 과기정통부내 차관급 조직이 새로 생긴 상황에서 기재부가 인력 충원의 필요성과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과기혁신본부 업무를 총괄하고 대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조정관 필요성을 지속 강조했다. 과기혁신본부는 올해 연구관리전문기관 효율화, 연구과제관리시스템 정비 등 지난해보다 많은 과제를 안았다. 기초·원천 R&D 사업 수행 주체를 과기정통부로 일원화하는 정책 등에서 부처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올해 이관 받은 R&D 예비타당성조사도 대상 사업 선정과 조사, 수행 전문기관 지정 업무를 총괄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와 과기혁신본부는 지난해에도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 이관, 지출한도 공동설정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과기계는 정부 국정과제인 과기 혁신을 추진할 중추 기관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기혁신본부가 R&D 혁신 등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타 부처와 조율이 중요한만큼 이를 중재할 기능이 필수라고 봤다.
과기계 관계자는 “R&D 예산이 GDP 1%를 넘어섰고 범부처 과제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컨트롤타워 조정력도 커져야 하는데 현재 과기혁신본부 역할과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관 직제 신설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고 부처 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 내 의사결정 사항이고,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상세한) 상황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