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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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월드컵 첫 경기가 18일 열렸다. 열심히 싸웠지만 이기지 못했다.

스웨덴과의 경기는 대표팀 누구라도 기사 댓글을 봤다면 시작 전부터 진 싸움이나 다를 바 없었다. 관련 기사 댓글은 온통 감독과 선수 험담으로 도배됐다. 포털 댓글 정책만 아니었다면 죄다 욕이었을지도 모른다. 평가전에서 거둔 성적만으로 대역죄인 취급을 받았다. 멘털에서 이미 진 경기다. 세계 랭킹 57위 대한민국은 월드컵 출전 자체만으로도 이미 기적을 일궈 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국가 대표 포털이지만 여론의 질타는 거세다. 검색 결과를 놓고 구글과 비교 당하기 일쑤다.

10년 가까이 운영해 온 댓글창 때문에 여론 조작 주범으로 몰렸다. 뉴스 배열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뉴스편집을 인공지능(AI)에 맡기고 메인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여론은 따갑기만 하다. 월드컵 첫 경기와 같은 날 열린 기사배열공론화포럼 공청회에서는 뉴스편집 알고리즘 공개, 뉴스편집 외부 컨트롤타워 설치 등을 요구받았다. 기업의 사익 추구까지 외부 영향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세계 최강 구글로부터 안방을 지켜낸 몇 안 되는 토종 포털이다.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문자 인식과 이미지 변환 AI 기술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문자 인식률 94.02%로 1위에 있던 중국 알리바바를 끌어내렸다. 이미지 변환 기술 'StarGAN'을 구글 텐서플로로 구현한 프로젝트는 머신러닝 세계 최대 커뮤니티 레딧 머신러닝'에서 오늘의 레딧에 뽑혔다. 컴퓨터 비전 및 딥러닝 콘퍼런스 'CVPR2018'에서는 국내 산·학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논문을 발표했다.

모두 잘한 건 아니다. 세계 수준에 비해 모자란 부분도 있고 우월 지위를 활용했다는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무조건성 혐오는 지양해야 한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우리나라 대표 선수이고, 댓글 조작 사건 무대였지만 대한민국 대표 포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도 평가전 때까진 '오대영 감독'이었다. 조금은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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