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명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웨이신)의 사용자 대화 내용을 중국 경찰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가오위에 따르면 이 같은 역할을 맡은 기관은 중국 선전시 난산구에 자리 잡은 '난산 구 공안 분국 텐센트 증거수집센터'이다.
선전시 난산구는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 최대의 IT기업인 텐센트그룹이 지난해 본사를 이전한 곳이다.
가오위에 따르면 선전 시 공안 본청과 별도의 조직으로 활동하는 텐센트 증거수집센터는 텐센트로부터 특정 인물의 개인 정보와 대화 내용은 물론, 이와 관련된 사람의 자료마저도 취득해 사건 조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위챗 사용자가 대화 내용을 삭제해도 공안 당국과 검찰, 법원 등은 텐센트로부터 대화 내용의 원본을 취득해 사건 처리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가오위의 주장이다.
가오위는 "중국 IT 기업은 사회 안정의 도구이자 앞잡이로 활동하고 있다"며 "중국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감시당하는 이러한 행태는 경찰국가에서나 벌어질 일이요, 공안통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사용자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자동차 제조업체 지리홀딩스의 리수푸 회장은 올해 초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매일 우리의 위챗 대화 내용을 엿보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사생활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안후이성 차오후시 기율검사위원회가 "특정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가 삭제한 위챗 대화 내용을 복구했으며, 여기서 얻은 단서를 활용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위챗 대화 내용을 삭제해도 당국이 복구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중국 누리꾼들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텐센트 측은 "우리는 사용자의 위챗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으며, 대화 내용은 사용자의 휴대전화나 PC 등에 저장될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