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거침없는 차별화 행보가 콘테츠로 확장된다.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시작으로 U+프로야구·U+골프 등 서비스에 이어 넷플릭스와 협력으로 콘텐츠까지 차별화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간 협력은 가입자를 늘리고 매출을 올리는 윈윈 모델이 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콘텐츠 비용과 망 이용대가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파괴력이 상당한 만큼 LG유플러스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망 이용대가 최대 관심
넷플릭스는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약한고리' 전략을 구사한다. 특정 국가에서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에 접근, 인기를 끌면 상위 사업자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점유율 낮은 사업자는 가입자를 모을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므로 협상 조건을 양보할 유인이 충분하다.
넷플릭스는 이를 노려 절대 유리한 계약을 체결, 이를 근거로 상위 사업자를 압박한다. 2015년 국내 진출 이후 딜라이브, CJ헬로, LG유플러스 순서로 손을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넷플릭스가 케이블TV와 맺은 계약, 통신사와 접촉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넷플릭스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익배분율도 9대 1 또는 이에 근접한 수준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대 관심은 망 이용대가다. 넷플릭스가 캐시서버를 설치할 때 적정한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화질·대용량 콘텐츠를 매번 미국이나 일본 서버에서 가져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콘텐츠를 미리 저장해두는 캐시서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 LG유플러스가 헐값에 캐시서버를 내주면 이후 KT·SK브로드밴드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초고속인터넷 초기 유튜브에 사실상 무상으로 내준 캐시서버가 지금까지 통신사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 사태로 촉발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협상 결과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재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국내 ICT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대승적으로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콘텐츠 '무한경쟁'
넷플릭스 도입으로 LG유플러스는 가입자 확대 효과를 얻겠지만 유료방송·콘텐츠 전체로는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월 9500~1만4500원만 내면 넷플릭스 콘텐츠를 사실상 무한정 즐길 수 있다. 국산 유료 콘텐츠 입지 축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유료방송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2014년 5730억원, 2015년 6510억원, 2016년 7090억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유료방송 성장 '일등공신'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공통 정책으로 수익배분율 '9대 1'을 고집한다. 수익 90%를 가져가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진출한 상당수 시장에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넷플릭스는 영국 진출 5년 만에 VoD 점유율 59%로 시장을 장악했다. 프랑스에서도 3년여 만에 30%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석권했다.
유료 동영상 플랫폼 몰락과 방송콘텐츠 시장 잠식도 우려된다.
옥수수, 티빙, 푹 등 토종 유료 동영상 플랫폼은 글로벌 거대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맞서기 쉽지 않다. 방송콘텐츠 역시 거대 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 공세를 막기 쉽지 않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확보를 위해 8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옥자, 킹덤 등 국내 직접 투자도 늘리고 있다.
유료방송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액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