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대체하고 클라우드·AI 등 신기술 주도권 경쟁 발판
우리나라가 민·관 협력으로 국산 x86 서버를 최초로 개발했다. 외산 제품 조립이 아닌 국산 기술로 x86 서버 메인보드 개발에 성공했다. 불모지이던 컴퓨팅 하드웨어(HW) 시장에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 컴퓨팅 인프라 국산화로 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주도권 확보 발판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x86 기반의 듀얼 소켓 서버 메인보드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케이티엔에프(KTNF)는 주관사로 참여해 메인보드 설계와 제작을 수행했다. 개발을 완료, 영업 활동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x86 서버 국산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KTNF를 비롯해 오픈시스넷, 유미테크, 이슬림코리아, 티맥스소프트,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컴퓨팅산업협회가 참여했다. 당초 올해 말 완료 목표였지만 계획보다 빠르게 개발에 성공했다.
KTNF는 인텔 최신 스카이레이크-SP 아키텍처 칩을 탑재했다. 섭씨 45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구동, 냉각 시스템 등 관리 비용을 줄인다. 펌웨어 관리, 제조 관리 등 설계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고도화했다.
x86 서버 국산화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국산 서버'는 미국 컴퓨팅업체를 인수한 중국 기업의 부품을 수입하거나 대만 기업에 조립을 맡겨서 국내로 수입해 판매하는 형태였다. 안팎에서 국산 제품 논란이 컸다.
KTNF 관계자는 “겉만 국내 기업 상표를 부착한 것이 아니라 내부 설계와 SW 모두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면서 “정부 사업 과제 종료 후 개발 소스를 공개, 국내 서버 중소기업 모두가 성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추가로 데이터센터용 x86 서버에 이어 범용 서버 메인보드를 개발한다. 올해 말까지 서버시스템, 개방형 BMC IPMI 2.0 제어 관리 SW, 데이터 관제 프레임워크 SDK, 메인보드 제조 검증 SW 개발도 완료한다. 일부 과제는 기술 개발을 완료, 최종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컴퓨팅협회 관계자는 “민·관이 합세해서 명실상부한 '서버 국산화'를 이룩했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x86 서버 시장에서 국산 업체의 점유율을 끌어올려 외산업체와 당당하게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x86 서버 시장의 전망은 밝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기술 발달로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IDC '2017년 국내 서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29% 성장한 1조3497억원 규모다.
KT, LG CNS,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x86 서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1금융권과 공공기관도 x86 서버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주전산시스템을 x86 서버로 구축하는 등 금융 차세대시스템에 x86 서버 적용이 늘었다”면서 “x86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