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 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국가유공자 박용규, 아들 박종철 씨가 국가유공자증서를 수여했다.
박종철 씨는 이날 아버지를 대신해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전장은 제가 태어나기 이전에 일어났습니다. 전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어린시절부터 들어온 아버지 이야기가 제게도 전쟁의 기억이 됐다. 처음 아버지는 지원군이었다. 강릉에서 해안선을 따라 울산까지 꼬박 1주일을 걸어가 석달간 교육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올 때도 다시 1주일을 걸어 왔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먹을 것도 신을 것도 마땅치 않았을 길. 내 나라를 지키겠다는 아버지. 그후로 군에 입대한 아버지는 제주에서 훈련을 받고 전라도에 배치 됐고, 춘천으로 왔고 춘천에서 철원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전우를 잃었다고 했습다”고 전했다.
이어 “어젯밤 아버지는 한숨도 못 주무시고 뒤척이는걸 봤습니다. 65년 전 겪은 전장을 함께했던 전우들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전우를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든 처절했던 시간들을 이겨내고 조국을 지켜냈다는 자부심,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그 자부심을 이제 국가가 알아주고 대통령께서 유공서증서를 주시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 집안은 아버지부터 저희 형제, 자식들까지 3대가 병역을 이행했다.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아버지 덕분이 아닌가 한다. 제가 듣기로 저희 아버지는 6.25 전쟁에 참전하고 국가유공서증서를 받지 못한 전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생존자라고 하신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자긍심을 지키신 분들을 대표해 아버지께서 이 자리에 서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아버지를 통해 전쟁을 이해하고, 나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분들을 기억한 저처럼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나라가 제 아버지 같았음 좋겠다. 그분들의 희생이 기억되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나라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소감을 듣던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훔쳤고, 소감을 다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박영규 부자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고 자리까지 함께 돌아왔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