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메인앵커이자 보도본부장 김성준 앵커가 ‘8뉴스’에서 하차한다.
SBS는 18일 오전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와 관련해 김성준 보도본부장을 경질하는 등 보도국 인사를 단행했다.
SBS는 취재와 제작을 완전히 분리하는 한편,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책을 강화한다.
앞서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해수부 관계의 “솔직히 말해 이거(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거다”라는 말을 인용해 세월호 인양 지연 배경에 문 후보와 해수부의 거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직접 방송국을 찾아가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사과문을 게재하고 다음날 뉴스에서 오프닝으로 공식 사과했다.
SBS 시청자위원(최진봉 성공회대 교수·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과 노동조합·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최종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사의 취재와 기사 작성, 게이트키핑 과정에 심각한 부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는 보도본부 보도정보시스템에 남아있는 기록을 확인하고, 취재기자와 담당 부장, 보도제작부국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 해당 기사의 보도라인에 있는 보도책임자들을 대상으로 2회의 면담 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기사 취지는 해양수산부가 임의로 세월호 인양을 지연시키거나 앞당기는 등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해당 기사를 취재한 기자는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바치는 것”이라는 발언 내용과 이 발언을 한 7급 공무원이 신뢰할 만한 취재원인지를 검증하는 취재에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과정뿐 아니라 부적절한 데스킹도 문제가 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도 당일 편집회의에서는 해당 기사를 선체조사위원회 시행령 통과와 선체조사위가 해수부의 인양 지연 의혹을 조사한다는 내용을 앞세우고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 녹취는 ‘해수부 내부에 이런 분위기도 있다’는 정도로 신중하게 쓰라는 결정이 났다.
하지만 담당 부장인 뉴스제작1부장은 선체조사위 조사 부분은 축약하고 대신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 녹취를 나눠 배치해 초고에 없던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는 거래를 후보 측에 시도했음을 암시하는 발언도 합니다”라는 문장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취재기자가 4차례에 걸쳐 기사 내용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부장은 기사를 더 주목받도록 교정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으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기사를 수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