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인하에 공을 세운 것을 감안할 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알뜰폰이 주목받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보조 카드로 포함되거나 심지어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알뜰폰이 통신 정책의 중추였다는 점, 그동안 많이 언급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점이 대선 주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뜰폰에 가장 우호적인 대선 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 후보는 통신 공약에 '알뜰폰 전파사용료 면제'를 직접 언급했다. 전파사용료 추가 면제는 알뜰폰 업계의 숙원 사업이다. 면제는 오는 9월까지다. 기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당장 10월부터 납부가 시작된다. 적자를 보는 사업자가 많고, 흑자를 내더라도 아주 조금이어서 전파사용료 부담이 크다.
나머지 후보는 통신비를 내리겠다는 것과 그 방법으로 이동통신사를 규제하겠다는 점에서 비슷한 통신 공약을 내놨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본료 폐지,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가 핵심 공약이다. 두 공약 모두 알뜰폰 업계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기본료 폐지는 지나치게 요금을 내림으로써 알뜰폰을 고사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불 유심 사업을 하는 알뜰폰은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에도 부정적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사회적 약자의 통신비를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알뜰폰과의 연계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제4 이동통신 도입, 통신비심의위원회를 주요 통신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는 알뜰폰이 제4 이통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