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시작과 끝]LTE, 진화의 끝에 다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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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일 0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롱텀에벌루션(LTE)을 상용화하면서 국내 LTE 역사가 시작됐다. '초고속 무선 데이터'와 '멀티미디어'로 대표되는 LTE는 통신 서비스 일대 변화를 초래했다.

흐리고 끊기던 영상통화가 안정적 초고화질 서비스로 거듭났다. N스크린 환경이 구현되면서 콘텐츠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모바일 주문형비디오(VoD) 이용자가 급증했다. 대용량 파일 고속 전송도 가능해졌다.

LTE는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형태를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이용자 편익을 높였다. 이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통신장비를 비롯한 통신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LTE는 진화의 끝에 다다랐지만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서도 핵심 기술로 사용되며 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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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1일 0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롱텀에벌루션(LTE)을 상용화하면서 국내 LTE의 역사가 시작됐다. '초고속 무선 데이터'와 '멀티미디어'로 대표되는 LTE는 통신 서비스의 일대 변화를 불러왔다.

◇75Mbps로 시작한 LTE, 1Gbps에 육박

LTE는 다운링크(DL)에 초고속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하는 직교주파수분할접속(OFDMA) 방식을 쓴다. 최고속도 2Mbps에 불과한 3세대(3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보다 30배 이상,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규격(100Mbps)으로는 50배 이상 빠르다. 4세대(4G) 대표 통신기술로 자리 잡은 이유다.

국내 첫 상용화 당시 최고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75Mbps다. 이용자가 늘면서 점차 속도가 떨어졌지만 망 증설로 30Mbps 안팎을 유지했다. 이통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이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LTE 상용화 1년 후인 2012년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멀티캐리어(MC) LTE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MC LTE는 두 개 주파수 대역 중 소통이 원활한 대역을 선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폭발적 LTE 가입자 증가에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의 속도 저하를 막는 데 쓰였다.

2013년 6월에는 세계 최초 LTE-A(어드밴스트) 서비스가 시작됐다. 주파수 2개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속도를 갑절로 높였다. 다운로드 속도가 150Mbps로 높아졌다. 광대역 주파수(단방향 20㎒폭)를 쓰는 광대역 LTE-A(225Mbps)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서비스했다.

이후에도 LTE는 진화했다. 2015년초 3밴드 LTE-A가 상용화되며 최고 속도가 300Mbps까지 높아졌다. 속도를 33% 높이는 256쾀(QAM)을 적용한 400Mbps 서비스, 광대역 주파수 2개와 256쾀을 접목한 500Mbps 서비스가 연이어 나왔다.

그리고 1Gbps에 근접한 700~800Mbps 서비스와 4밴드 CA, 4×4 다중안테나(MIMO), 5밴드 CA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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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1일 0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롱텀에벌루션(LTE)을 상용화하면서 국내 LTE의 역사가 시작됐다. '초고속 무선 데이터'와 '멀티미디어'로 대표되는 LTE는 통신 서비스의 일대 변화를 불러왔다.

◇통신 서비스 패턴 일대 변혁

이통 3사는 LTE 도입 초기부터 치열한 속도 경쟁을 전개했다. 2015년초 3밴드 LTE-A 상용화 당시엔 TV광고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는 등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소비자 현실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세계 최초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경쟁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이동통신 경쟁력을 유지하게 한 원동력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인프라 혁신을 통해 빨라진 속도는 서비스 다변화로 이어졌다. 단순 인터넷 검색과 멀티미디어 문자메시지에 불과하던 통신 소비는 개인방송과 고화질 비디오 서비스로 진화했다. 이통사도 동영상, 데이터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기 시작했다.

음성 LTE(VoLTE)로 고음질 통화와 부가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고, 메시징 앱은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바꿔놓았다.

데이터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났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전체 트래픽은 2012년 12월 4만7963테라바이트(TB)에서 2016년 12월 25만1351TB로 5배 이상 증가했다. 938MB에 불과하던 개인당 트래픽 역시 4356MB로 4배 이상 늘었다. 가입자가 매달 4MB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데이터 소비 증가는 30년간 이어져온 음성 중심 과금 체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정부는 이통사와 협력해 2015년 5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했다. 데이터 이용은 촉진하되 이용자 부담은 낮추는 게 목적이다.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역시 LTE가 바꿔놓은 통신서비스 모습 중 하나다.

LTE는 통신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통신사는 LTE 주파수 확보를 위해 주파수 경매 때마다 수조원을 쏟아 부었다. 경매 이후에도 망 증축을 위한 설비투자(CAPEX)가 이어졌다. 커버리지 확보보다 품질 향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중계기보다 기지국 투자가 늘면서 전체 장비시장 규모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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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는 통신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통신사는 LTE 주파수 확보를 위해 주파수 경매 때마다 수조원을 쏟아 부었다. 경매 이후에도 망 증축을 위한 설비투자(CAPEX)가 이어졌다. 3G는 커버리지 확보에 초점을 두고 중계기를 많이 설치했지만, LTE는 속도 향상을 위해 기지국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이 이통사 주파후 할당 후 이행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는 5G 파트너로

5CA와 4×4 MIMO 서비스가 시작되면 LTE 표준 규격 대부분이 상용화된다.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에 쓰이는 직접통화(D2D)와 비면허대역 주파수집성(LAA) 정도가 남는다. 기술 개발이 막바지 단계라 상용화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TE는 5G 시대에도 상당 기간 병행 사용된다. SK텔레콤과 KT를 비롯해 글로벌 통신사·제조사는 '논스탠드얼론(NSA)' 규격 조기 표준화를 3GPP에 제안, 이를 확정했다. 연말 표준 규격이 개발이 완료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NSA 칩과 장비, 단말이 개발된다.

NSA는 5G의 신호가 약한 곳에서 LTE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초기 LTE 상용화 당시, 외곽에서 3G망을 썼던 것과 마찬가지다. 단, 5G 망을 전국에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당시와 다른 점이다.

LTE는 3㎓ 이하 저주파를 쓰기 때문에 전국망으로 쓰기에 무리가 없다. 하지만 28㎓ 이상 고주파를 쓰는 5G는 전국망 설치에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도심 핫스팟 위주로 5G 망을 설치하고 그 외 지역에는 LTE가 자연스럽게 연동되도록 하는 게 NSA 도입 목적이다.

통신사 네트워크담당자는 “NSA를 도입할 때 LTE는 3.5㎓ 대역에서 각 이통사별로 100㎒ 폭을 할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LTE-TDD 방식으로 100㎒ 폭을 통째로 쓰기 때문에 기존 LTE보다 더 진화된 LTE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