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의 3월20일 앵커브리핑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는 기자로서의 신념과 소신을 밝히며 앞으로도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석희 앵커는 2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오늘은 저희들의 이야기를 해드려야 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공적 영역이기도 하지만 사적 영역이기도 하다. 사적 영역이면서 공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경험으로 볼 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다. 광고료로 지탱하면서도 광고주를 비판한다던가 언론에게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 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그 정도에 따라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손석희 앵커는 "더구나 이제 생겨나지 얼마 되지 않은 언론사로써는 비판과 생존의 함수관계가 무척 단순해서 더욱 위험해 보기도 한다. 지난 몇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믿는 특정 대기업에 대해 보도한다던가 매우 굳건해 보이는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예외 없이 커다란 반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다면 저널리즘을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언론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런 고민이 생겼고 언론인들은 좌절하기도 때로는 그 좌절을 극복하고 살아남기도 했다. 적어도 저희가 생각하는 언론의 위치는 시민 사회와 국가 그 중간에 있으며 그 매개체로써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인 시민 사회를 대변하고 시민 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 믿는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 같지만 그것이 좌절에서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다. 몇 번이나 언론 현주소에 대해 고백한 것은 고백임과 동시에 JTBC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었다"며 언론인으로 지켜온 소신을 밝혔다.
또한 최근 불거진 홍석현 회장의 퇴임과 삼성과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주말부터 JTBC는 본의 아니가 입김에 오르내렸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저희가 가장 견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공모하지 않는 것이다. 저나 기자들이나 JTBC 구성원 누구든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어떤 반작용을 감수하고도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것이다"며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았도 그런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 하나이며 책임을 질수 없게 되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다"며 마무리했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