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06>경쟁사로 고객 안 뺏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늘의 고민

갑자기 경쟁사로 돌아선 고객 때문에 심란한 박 사장. 이들이 `왜 떠나는지` 알아내는 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막상 좋은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사실 제품을 안 사는 이유라는 게 개인마다 다 달라서 뭐가 확실한 해결책이 될지 콕 집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돌아서는 고객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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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공스토리

미국의 경영 컨설팅회사 BCG는 보고서에서 `우리 제품을 왜 안 쓰는가`에 집착하지 말고 `왜 쓰는가`를 들여다보라고 했다. 대체 무슨 말일까.

살충제를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 A사는 점점 줄어드는 매출 때문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글로벌 화학회사가 살충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고객을 다 뺏어 갔기 때문이다. 돌파구를 찾던 A사는 고객이 왜 경쟁 제품으로 돌아섰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향이 더 좋아서`나 `가격이 싸서`와 같은 대답을 얻었고, 이것을 고려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경쟁사도 금세 향이 더 좋은 제품을 내놨고, 지나치게 값을 내려치다 보니 그야말로 남는 게 없었다.

고민하던 A사는 일단 남아 있는 고객이라도 기필코 지키자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A사 제품을 아직까지 쓰고 있는 고객에게 구매 이유를 물어 봤다. 여기서 좀 특이한 대답을 듣게 됐다. 한 할머니가 “A사 살충제를 뿌리면 벌레가 더 빨리 죽으니까”라고 말한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살충력은 거의 다 비슷했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유달리 A사 제품 효과가 더 빠르고 강하다고 느낀 것이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바로 A사 제품에 들어 있던 약간의 마비약 성분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벌레는 살충제를 맞은 즉시 죽지만 바퀴벌레같이 생명력이 질긴 벌레는 죽기 전에도 한참을 살아 움직인다. 그런데 A사 제품을 맞은 바퀴벌레는 마비약 성분 때문에 죽기 전이라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본 할머니는 벌레가 바로 죽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A사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서 마비약 성분이 더 많이 든 살충제를 만들었다. 과연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

이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대환영을 받았다. 사실 많은 여성이 벌레 움직임이 징그러워서 뿌리는 살충제보다는 붙이는 벌레약이나 벌레 박멸업체를 택했다. 뿌리자마자 벌레가 꼼짝 못하고 축 늘어지게 만드는 A사 제품은 여성의 두려움을 완벽히 해결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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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무스를 만들던 B사 역시 이와 같은 경험을 했다. 20~30대 젊은 층이 왁스나 헤어젤을 많이 쓰기 시작하면서 무스 매출이 확 떨어졌다. 처음에 B사는 젊은이가 왜 무스를 안 쓰는지 조사했지만 거기에는 해답이 없었다. `아저씨나 쓰는 것` `구닥다리 냄새`와 같은 이유뿐이었다. B사는 반대로 여전히 무스를 쓰는 몇몇 젊은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거기서 아주 좋은 힌트를 얻었다. 그들은 왁스나 헤어젤에 비해 무스 볼륨감이 더 좋아서 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머리를 딱딱하게 고정시켜 주는 기능은 약해서 보통 그 위에 왁스나 헤어젤을 덧바른다고 했다. 볼륨감과 고정력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젊은 멋쟁이가 여전히 무스를 쓰고 있은 것이었다. B사는 볼륨감은 살리면서도 머리를 딱딱하게 고정시킬 수 있는 강력 무스를 출시했다. 당연히 멋 부리는 젊은 층으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렇게 B사는 떠나려는 고객의 마음을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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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경쟁사로 훌훌 떠나는 고객을 꽉 붙들어 두고 싶지 않은가? 이럴 땐 그들이 `왜 떠나는지`에 매달리기보다 우리 제품을 애용해 주는 충성 고객이 `왜 떠나지 않는지`를 살펴보자. 그들의 대답에서 살충제와 무스의 보완점을 찾았듯이 왜 쓰는가에 집중한다면 고객을 일편단심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콘텐츠제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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