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 특허를 보유한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시스코와 페이스북, 화웨이 등 IT 업체를 무더기로 제소했다. HP가 본격적인 특허수익화에 나섰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IT 매체 아스테크니카는 최근 텍사스 소재 NPE 플렉트럼이 텍사스동부지방법원에 시스코 등을 제소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스테크니카는 이번 소송을 NPE를 앞세운 HP의 `대리전`으로 봤다. 특히 NPE를 부정적으로 보며 특허공격을 경계하던 HP의 노선 변화에 주목했다. HP는 과거 자사 특허를 공격형 NPE에 양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소송 제기로 전략 변경이 확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도 2012년 이미 HP의 전략 수정을 예상했다. 경쟁사가 연이은 특허 매각으로 수익을 올리는 가운데 `나홀로 고립`을 선언한 HP가 특허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후 공식 입장을 번복하지는 않았지만 HP가 2012년 이미 내부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 쓰인 특허 2건은 HP가 2010년 3Com에서 매입한 1400여건 특허 포트폴리오 일부다. `서비스 제어 메커니즘 및 장비`(US 6205149)와 `고속 캐시 관리`(US 5978951) 특허 모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연결 기술이 뼈대다.
피소기업도 스위치나 라우터 제조업체다. 플렉트럼은 시스코의 `카탈리스트 6500` 스위치 시리즈와 주니퍼의 라우터, 페이스북 오픈소스 스위치 등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에는 고의침해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한편 이번 소송을 대리전으로 규정하기엔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HP가 단순히 특허 현금화 차원에서 `매각`에 집중한 것인지, 경쟁사 공격과 실시료 수립을 목적으로 제3자를 통한 대리전에 나섰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HP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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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