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그랜저 때문에 웃고 운다. 그랜저IG가 높은 판매량으로 내수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품질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랜저IG는 출고 직후 시트에 심한 주름이 생기는 문제가 잇달아 발생했다. 120㎞도 달리지 않은 신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엔진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헤드램프 냉각팬이 작동하지 않아 어댑티브프런트라이팅시스템(AFS)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스티어링휠에서 잡음도 들린다.
현대차는 그랜저IG 문제에 대해 이례로 발빠르게 움직이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엔진 이상이 발생한 차량을 새차로 교환해 주고, 시트 불량에 대해서도 고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고객 소통 강화를 위해 `영업전략실`까지 신설했다.

정몽구 회장은 경영 최우선의 가치로 `품질경영`을 내세운다. 최근에는 미국,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 신차품질조사(IQS)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내구품질조사(VDS) 1위를 가장 많이 배출한 제조사로 꼽혔다.
그러나 내수에서는 현대차 품질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사소한 조립 불량부터 급발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여전히 근본 문제에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의 현대차 불만은 대부분 자동차의 기본 성능에서 비롯되고 있다.

현대차가 고객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에 나서는 것은 박수를 쳐 줄 만한 일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수정 없이 상황이 벌어질 때만 진화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미국에서부터 불거진 `세타Ⅱ 엔진` 문제가 대표 사례다. 미국에서 전량 리콜에 들어간 엔진은 그랜저IG에도 적용됐다. 현대차가 글로벌 초일류 자동차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진정한 `품질경영`이 필요하다. 과거 그랜저를 타던 사람들이 수입차로 옮겨 탄 이유를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