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터키 1, 2위 가전 기업 아르첼릭과 베스텔에 공급한다. 두 기업은 현지에서 `터키의 삼성`이라 불리는 가전 대기업이다. 터키 시장 공략으로 LG전자는 유럽, 아시아, 중동 지역 부품 납품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터키 아르첼릭과 베스텔에 모터, 컴프레서를 납품하기로 했다. LG전자가 두 기업에 가전제품 부품을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터키 가전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2015년부터 협상해 왔다”면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는 부품 사업이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가 두 기업에 공급키로 한 부품은 가전제품 핵심 모터와 컴프레서다. 모터와 컴프레서는 에너지 효율, 소음, 진동, 내구성 등 프리미엄 가전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세탁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식기세탁기 등은 모터를 사용한다.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제습기와 같이 냉기가 필요한 제품은 컴프레서가 핵심이다.
아르첼릭과 베스텔은 대형 가전부터 소형까지 취급하는 종합 생활가전 회사다. 앞으로 다양한 제품에서 LG전자 부품 공급이 늘어날 여지가 크다.
LG전자가 8000만 인구 규모로 내수 시장이 큰 터키를 공략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코치(KOC) 계열사 아르첼릭은 터키 1위 가전업체로, 현지 시장점유율 50%에 이른다. 아르첼릭은 LG전자와 합작법인 `아르첼릭LG`를 세워 에어컨도 공동 생산했다. 베스텔은 현지 2위 규모 가전 대기업이다.
터키 시장은 아르첼릭, 베스텔, 베코 등 6개 기업이 대형 가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다. 터키에서 국산 제품은 순위권에서 밀려나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신뢰도 등은 높다. 한국·터키 백색가전 분야 무역 통계에 따르면 터키의 한국 대형 가전 수입액은 냉장고 2000만달러, 세탁기 700만달러, 식기세척기 190만달러 정도다.
최근 터키 정부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소비세를 폐지하는 등 대형 가전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부품을 공급 받을 아르첼릭과 베스텔도 이 같은 터키 정부의 대형 가전 투자 진흥책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LG전자의 가전 핵심 부품을 내재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터키 대형 가전 기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가전 부품의 매출 성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LG전자는 가전 B2B 매출 가운데 절반을 부품 판매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