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대 한국감정원장, 女직원 성희롱 일삼아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할례가 남아있는데, 한국 여자들은 일해서 돈 벌 수 있으니 행복한 줄 알라”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감정원 측은 “일부 직원들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자 서 원장을 음해하려는 것”이라며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 원장은 지난해 11월 ‘세계평가기구연합(WAVO) 총회’를 마치고 대구 수성구의 한 고깃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여직원들의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는 발언을 했다.
서 원장의 성희롱 발언을 주장하는 직원들은 서 원장이 한 여직원에게 “양놈들은 너 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넌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 여직원은 사표를 제출했으며 감정원 감사실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감사실은 서 원장을 조사하기는커녕 해당 여직원에게 “서 원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길 원하느냐”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영소 감정원 감사실장은 “다른 건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며 “본인도 그만두는 마당에 일이 커지길 원치 않는 것 같아 따로 조사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직원들에 따르면 서 원장의 여직원 성희롱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서 원장은 지난해 7월 서울 사무실에서 여직원과 함께 간식을 먹는 자리에서 “아프리카에서 예쁜 여자는 지주의 성노예가 되고, 못생긴 여자는 병사들의 성노예가 된다”며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할례가 남아있는데, 한국 여자들은 이렇게 일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해 11월 말 케냐 나이로비 출장 중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오입이나 하러 가자”며 성매매에 앞장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자리에는 감정원 여직원들과 국토교통부에서 현지로 파견된 관계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 원장은 “그런 자리들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서 여성 비하나 성적 발언을 한 적은 없었다”며 “내부 감사로 징계를 받은 사람들이 앙심을 품고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감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1월 세계평가기구 총회 이후 저녁식사 과정에서 한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고, 이 때문에 해당 직원이 사직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해당 직원이) 일도 잘하고 용모도 준수해 해외 고위공무원 연수시에도 해외 고위공무원들이 좋아했다고 해 사직하지 말고 계속 감정원에서 일해달라고 말했던 것”이라며 “해당 직원은 이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미국 취업 계획이 있어 부득이 사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아프리카 성노예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며, 케냐 출장 시 성매매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여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할 리도 없고 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출장과 식사에 동행한 2인의 여직원과 국토부 현지 파견관이 증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감정원은 “이번 허위 제보의 배경은 지난해 세계평가기구 총회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횡령과 사문서 위조 등으로 약 4천여만 원의 공금을 횡령하려는 시도가 드러난 것이 발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엄정한 감사를 거쳐 일부 본인 배상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자, 보복 심리로 서 원장을 음해해 본인 입지를 회복하려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 원장은 전남 순천 출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주거복지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거쳤으며, 2014년 3월부터 감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 원장의 임기는 내달 초에 만료된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