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관세청 차장‧국장‧세관장 등 고위직 간부 ‘인사 개입’ 후 금품 받은 정황 드러나
최순실 씨가 관세청 차장과 인사국장, 인천본부세관장 등 고위직 간부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3일 한겨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가 지난 2015년 12월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게 “인천세관장에 적합한 인물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고씨는 김대섭 전 대구세관장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김 전 세관장은 지난해 1월 18일 인천세관장에 임명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김 전 세관장이 인천세관장에 임명된 직후인 지난해 초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고씨를 만나 인사 대가로 상품권을 건넸다는 진술을 고씨로부터 확보했다.
박근혜 정부의 고위직 인사에 폭넓게 개입한 최씨가 인사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김 전 세관장은 지난달 13일 1년 만에 돌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같은날 최씨 재판에서 관세청 인상세 개입한 정황이 담긴 서류를 증거로 제시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세관장은 “최씨는 물론 고씨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 사표 제출은 세관장을 1년 정도 하고 사표를 내는 관세청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씨는 관세청 차장과 인사국장 인사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해 초 “관세청 차장과 인사국장 등이 근무기강에 문제가 있다”며 고씨에게 후임자 물색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고씨는 최씨의 또 다른 측근인 류상영 씨를 통해 인천세관에 근무하는 직원 등의 도움을 받아 인사보고서를 만들어 최씨에게 전달했다.
이 보고서에는 ‘차장은 기존 관례와 달리 기재부 출신이 적당하고, 인사국장은 각 세관장들과 우호적인 이모 국장이 적임자’ 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기재부 출신 김모 차장이, 인사국장에는 이모 국장이 임명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차장은 “최순실을 모른다. 나에게 불리한 인사였고 청탁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국장도 “두 번 세 번 고사하다가 이 자리에 왔으며, 나를 추천했다는 인천세관 직원도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