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약 한 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국경장벽 건설비용 부담 주체 등을 둘러싼 갈등 해소 방안을 비롯해 무역 적자, 마약 밀매 근절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니에토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확인하고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멕시코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고 굉장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양국은 과거에 협상이 없었고 우리는 전직 지도자들을 통해 실컷 두들겨 맞았다. 그들은 우리를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는 우호적이었고 양국이 추후에 무역 관계를 재협상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두 정상은 국경장벽 건설 비용 부담 주체라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명확하고 공공적인 의견 차이가 있음을 인식했다"면서 "이런 견해차를 양국 관계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포괄적인 논의를 통해 풀기로 합의했다"고 국경장벽 비용 부담과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당분간 중단할 것을 밝혔다.
이번 통화는 니에토 대통령이 전날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을 취소한 이후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려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건설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오는 31일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