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불야성’에서 타오르던 싸움이 급작스럽게 식었다. 이요원ㆍ유이ㆍ진구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를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 마지막 회의 첫 장면은 무진그룹의 회장 박무일(정한용 분)이 아들 건우(진구 분)에게 자신의 죄를 사면하기 위해 노력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박무일은 “가끔 법도 어겨가며 재벌도 됐다. 이제 와서 무슨 꼼수를 또 부리겠냐. 세상에 누구 탓할 일 없다. 내가 지은 죄는 내가 그대로 짊어지고 갈 거다. 악연은 애비들끼리 끝냈으니 너네들은 그만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우는 “아버지 세대는 끝냈어도 우리는 아직 못 끝냈다”며 해커들에게 서이경의 갤러리S 시스템을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파괴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 작가(심이영 분)는 시스템 복구에 나섰지만 강한 공격에 혼란스러워 했다.
건우는 이경에게 “차라리 새로 만드는 게 나을 거야. 다만 갤러리 계좌는 손대지 않을게. 하지만 너 딴 짓 못하게 자금은 얼려놓겠다”고 말했다. 이경은 “날 이정도로 미워하는지 몰랐다”고 말했고, 건우는 “틀렸다. 나 너 좋아하거든. 이쯤에서 항복하면 좋을 텐데”라고 말을 했다.
뿐만 아니라 건우는 남종규(송영규 분)과 손을 잡았고, 서이경을 함정에 빠뜨릴 수 있는 손기태(박선우 분)을 납치했다. 남준규 이사장은 손기태에게 “서이경 대표 협박에 못 이겨 한 것 아니냐”고 거짓진술을 하도록 함정을 팠다. 손기태를 지키려 했던 조성묵(최민 분) 이사는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다.
그 때 세진(유이 분)이 등장했다. 세진은 이경에게 “원칙대로 노력했지만, 나중엔 다른 이유를 찾아서 합리화시키는 거다. 그러다 보면 그것을 진짜 목표라고 믿게 된다”라며 “대통령도 만들고 이 나라 최고 부자 되는 게 목표 아니지 않냐. 그 다음에 또 다른 계단이 있을 것이다. 이사님이 쓰러지고 작가님도 기댈 곳이 없는데도 대표님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대표님은 정상에 홀로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이 근사하면서도 슬프다. 마리네 아빠 일은 택이와 내가 연구해 보겠다. 찾아낼 방법이 있을 것이다”라며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드러내며 조언했다.
세진은 거짓자백을 할 손기태를 빼내러 가다가 친구인 마리(이호정 분)을 만났다. 세진은 이경의 명령 대신 친구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줬다. 이에 이경은 ”네 우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됐다“고 책망했지만, 딸 마리를 만난 손기태는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거짓자백 대신 자수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후 세진은 건우에게 “두 분 모두 아는 얘기 하러 왔다. 자료까지 조작하는 것 결코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을 거다. 이제 멈춰라. 그럼 두 분 모두 다치지 않는다. 엄청나게 간단한 문제다. 특별한 계기 없이도 ‘이제 그만하자’ 이 말 한 마디를 스스로에게 하면 된다. 나는 내가 없는 것을 욕심냈고, 박건우 씨는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려고 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자기가 바라는 방식으로 해야 된다는 거다. 나도 그 방식은 몰라서 찾고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둘 다 대표님을 좋아한다. 좋아하니까 미워하기도 한다. 좋아한다는 그 마음에 솔직해지면 훨씬 쉬워진다”라며 “무진 신도시의 부지 매입 비리, 그게 대표님 공격카드다”라며 이경 측에서 가지고 있는 패를 모두 꺼내보였다.
이 말을 들은 박건우는 자신이 이경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억지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신도시 사업을 전면 중단에 나섰고, 자신 회사의 모든 비리 사건을 까발렸다. 그는 이경에게 “세진이가 너무 당연해서 잊어버리고 있던 이야기를 해줬다.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알려줬다. 실은 알고 있었다. 이 싸움 끝까지 가면 네가 이길 거라는 것. 찰나였지만, 너도 멈추고 싶었던 거 맞지?”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을 본 이경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일본에 가기로 했다. 이경은 “다 재미없어졌다. 끝까지 올라갈 수 있을 때 멈출 수 있는 것, 그게 진짜 힘이야. 탐냈던 것 놓친 것 아니다. 세진이 너는 내 거울이니까”라고 말했고, 세진은 “난 대표님 안 따라간다. 여기서 내 힘으로 혼자 올라갈 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경은 “기대하고 있을게. 네가 세울 왕국”이라 말했고, 세진은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라며 헤어졌다.
일본으로 돌아간 이경은 과거 건우와 함께 하며 행복했던 시절과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돈의 소중함을 배웠던 순간을 떠올린 후,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받았던 동전을 던져버렸다. 이로써 ‘불야성’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 했다. 첫 회에서 세진은 제2의 이경이 되고자 했다. 앞으로 세진은 이경과 같이 성장하겠지만 소중한 것을 잃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찾아 욕망을 채울 것이다.
‘불야성’은 초반 이요원-유이의 ‘워맨스’를 강조하며 첫 회 6.6%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은 1회에 머물렀다. 이후 17회는 3.1%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마지막 회는 4.3%로 마무리해야 했다. 같은 기간 동안 방송했던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가 첫 회 3.3%에서 마지막회 5.4%를 기록한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공감 가는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호평을 받았던 ‘역도요정 김복주’와 달리 ‘불야성’은 회가 거듭될수록 혹평을 받아 MBC 드라마국의 힘을 빼놓았다. 결국 ‘불야성’은 지난 2016 MBC 연기대상에서도 차가운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경-건우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욕심을 부려가며 이야기를 끌고 나갔고, 마지막 회에는 갑작스럽게 무섭게 지켜나가던 욕심을 버려 이야기 흐름 자체에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한편 '불야성' 후속으로 배우 윤균상, 김상중,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등이 출연하는 30부작 새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 오는 30일 첫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