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前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재단 만든 사람 대통령이라고 판단” 증언…판단 이유는?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이권을 위해 재단을 설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가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재단) 인사 문제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씨는 이처럼 판단한 이유에 대해 “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 받아 만들어졌다고 알았고 ‘이런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 권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이사장은 최씨가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안 전 수석과 최씨가 번갈아 감사를 해임하라고 말했고, 재단의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두 사람이 지시한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청와대의 위임을 받아 최씨가 운영과 지시를 하는 줄 알고 따랐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신의 듯을 최씨를 통해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나”라는 질문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검찰이 “이사진은 형식적인 임원이고 정씨도 바지사장 노릇을 한 것 아니냐”고 묻자 정씨는 “비슷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최씨와 주장과 대비된다.
앞서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함께 최씨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최씨는 안 전 수석, 박 대통령과 함께 공모해 두 재단에 50여 개 대기업이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