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기밀해제 문건 중 “北 5‧18 당시 개입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5‧18 진실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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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IA 제공

CIA 기밀해제 문건 중 “北 5‧18 당시 개입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5‧18 진실 밝혀진다’

CIA 문건에서 북한군이 5‧18 광주항쟁 당시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기밀해제해 공개한 문건에서 ‘북한군이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어떤 군사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20일 오전 5‧18기념재단은 광주 서구 쌍촌동 기념재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CIA가 최근 공개한 비밀문서 일부를 번역해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 가운데 1980년 5월 9일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 자료를 보면 ‘북한은 한국의 정치 불안 상황을 빌미로 한 어떤 군사행동도 취하는 기미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같은해 6월 2일 미국국가정보위원회 비밀문서에는 ‘현재가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대해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행동이, 전두환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북한은 지속적으로 무력에 의한 남북통일을 주장해 왔지만, 북한의 전쟁도발 억지력을 가진 것은 미육군이 아니라 미공군과 해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시 미국이 보여준 미공군과 해군의 파워에 북한은 겁을 먹었고, 이는 1980년 사태에도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5월 18일 전후로 작성된 두 문건을 통해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일부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이 개입해 일어났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극우성향 인사로 유명한 지만원 씨는 5‧18사태가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전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지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사태 당시 광주시민들을 북한특수군으로 지칭한 허위 글을 유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이번 문건을 통해 이같은 논란이 종식될 전망이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는 이날 자료 발표와 함께 “보수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5‧18의 북한군 개입을 완전히 반박할 수 있는 자료다. 5‧18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기밀해제된 문서는 모두 1200만 쪽 분량으로 지난 18일 CIA가 인터넷 홈페이지 전자 독서실에 공개했다.

기념재단은 93만 건에 달하는 문서가 광주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5‧18민주화운동 기록물도 있는지 계속 확인 중이다.

문서 가운데에는 북한군 개입 여부에 대한 단초는 물론 CIA역사와 냉전, 한국전쟁, 테러, 세계 군사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