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기대응 완충자본, 실제 위기서 은행 손실 상당 보전 가능"
경기대응 완충자본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은행 산업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 팽창기의 시스템 리스크 방지를 위해 도입된 '경기대응 완충자본(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이하 CCyB)'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은행 산업의 손실을 상당히 보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종혁 금융감독원 선임연구원은 오늘(20일) '경기대응 완충자본은 금융위기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금감원이 금융시장 이슈에 대한 정책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CyB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 리스크 방지를 위해 바젤Ⅲ 규제 체계의 하나로 2015년 말 도입된 자본 규제다.
경기 호황 때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늘려 리스크가 커지는 '경기순응성'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금융회사들이 자본의 0~2.5%을 추가로 쌓도록 하는 규제다.
보고서는 CCyB가 2000년 초반부터 도입됐다고 가정하고 한국과 미국의 주요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CCyB의 경제적 영향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모두 CCyB를 활용해 2008년 위기 당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을 상당 수준 충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CyB가 2000년 이후 발생한 은행 산업의 경기 순응성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CCyB는 경기에 비해 과도한 신용의 팽창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고안된 감독 수단으로서, CCyB만으로 금융 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거시건전성 감독 수단과 연계해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첫 정책보고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국제 금융감독 제도, 시스템 리스크, 가계 부채 등을 주제로 한 금융시장 연구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낼 방침이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