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워킹맘 근로시간 단축 방안 검토’ 주장에 논란…“사측이 여성을 고용하지 않거나 해고하는 빌미일 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워킹맘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문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공무원이 과로로 사망했던 안타까운 소식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게시글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에게 근무시간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내놓은 대책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대부분 육아가 부모 모두의 몫이라는 의견이었다.
특히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엄마와 아빠 모두가 가정에 실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누리꾼이 많았다.
앞서 2015년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이 2113시간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런 현실 앞에 놓인 사람들이 ‘워킹맘 근로시간 단축’에 의아해하는 것은 부모 중 한쪽이 일방적으로 덜 일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집안일과 육아 분담부터 일‧가정 양립을 위해 과중한 노동 강도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은 여전히 가정을 꾸리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워킹맘 근로시간 단축’은 사측이 여성을 고용하지 않거나 해고할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저해하고, 남성은 가정으로부터 분리되는 현상을 심화할 우려로 이어진다.
한편 문 전 대표의 SNS에는 역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이들의 열띤 참여로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에 전념할 수 있고, 남성들이 가정에 집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