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영웅’ 쇼케이스] 시대가 필요한 리더, ‘영웅’이 제시하려 했지만…실수 연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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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훈 기자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지쳐 진짜 ‘리더’, 진짜 ‘영웅’이 필요한 현 시기에 뮤지컬 ‘영웅’이 위로를 건네고자 본 공연 전 관객들과 만났다.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 쇼케이스 현장에서는 13개의 넘버 시연과 배우와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날 주인공 안중근 역의 정성화, 안재욱, 양준모, 이지훈과 설희 역의 리사, 정재은, 박정아와 링링 역의 허민진(크레용팝 초아)과 이지민이 참석해 무대를 선보였다. 쇼케이스는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생중계 되어, 공연장 밖 관객들에게까지 찾아갔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은 뮤지컬로, 2009년에 초연을 선보인 이후 총 여섯 시즌을 거쳤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브로드웨이와 중국에서도 창작 뮤지컬의 면모를 뽐냈다.

이날 MC를 맡은 설희 역의 박정아의 소개로 포문을 연 쇼케이스는 안중근 역의 새로운 얼굴인 이지훈이 ‘단지 동맹’을 부르며 공연을 이어갔다. 비록, 설치된 무대 세트는 없었지만 배우들은 실제 공연을 연상케하며 열연을 펼쳤다. ‘영웅’의 꽃이며 메인 넘버라고 불리는 ‘누가 죄인인가’가 무대 위에 펼쳐졌을 땐, 전율이 돋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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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훈 기자

5개의 넘버를 선보인 뒤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사전에 준비한 질문들로,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수차례 안중근 역 제안이 왔지만 불가피하게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된 안재욱은 “관객 입장이었을 때도, 이 무대에 꼭 서고 싶었다. 일부러 안한 것은 아니고 스케쥴이 겹치기도 했고 또 정성화가 너무 혼자서 많이 해서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설희 역을 맡은 리사는 “엄마를 생각하며 연기한다”고 말해 더블 캐스트인 정재은 역시 크게 공감했다. 정재은은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부를 때마다,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 설희가 많이 외로운 캐릭터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처음 합류하게 된 가장 젊은 안중근의 이지훈은 “젊은 혈기로 새로운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상반되게 2009년 초연부터 쭉 안중근 역을 맡으며 터줏대감이 된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와 가장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이제는 뮤지컬 ‘영웅’하면 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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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훈 기자

하지만 배우들은 생방송 중계에 긴장했던 탓일까. 실수 연발이었다. 안재욱은 ‘그날을 기약하며’를 부르다가 가사를 까먹어 한 문장을 통째로 날렸다. 안중근 역이라면 도가 텄을 정성화도 마찬가지였다. ‘영웅’ 속 핵심 넘버인 ‘누가 죄인인가’를 부르는 도중에 가사를 놓쳐버린 것이다. 곡의 특성상 빠른 템포와 많은 가사량이긴 하지만,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다.

공연 직후 관객과의 대화가 시작되자 안재욱은 크게 당황해하며 민망해했고, 함께 올라선 동료 배우들은 “생방송의 묘미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어 그를 위로했다. 지켜보던 관객들도 함께 환호하고 위로를 건넸고 그 모습에 배우들은 걱정을 덜어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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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훈 기자

그렇게 마무리 된 듯 했으나, 이번엔 가사 실수가 아닌 박자까지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링링과 유동하 역의 듀엣 넘버인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에서 박종찬 배우가 기존의 박자보다 훨씬 더 빠르게 노래를 부른 것. 이날 쇼케이스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닌, MR이었기 때문에 배우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순간이었다. 박종찬의 목소리와 멜로디가 완전히 어긋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말했던 바는 요즘 같은 시국에 ‘영웅’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과연, 모든 배우가 심기일전하여 오늘의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일곱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영웅’은 오는 18일부터 2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