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난동 탑승 거부 첫 시행...테이저건 사용 등 정책 강화

최근 기내난동 사건에 휘말린 바 있는 대한항공이 재발 방지를 위해 기내 폭력 전력이 있는 승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 탑승을 거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객실훈련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내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기내 폭력 전력이 있거나 음주 후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탑승을 거절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행위를 탑승 거부 대상에 포함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항공 측은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프레스티지석에서 만취해 폭력을 행사한 임범준 씨에게 탑승 거부 고지문을 발송했다. 대한항공이 승객을 공식적으로 탑승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 사장은 또 “여승무원이 완력을 행사하는 승객을 제압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만큼 남승무원 채용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기내난동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진압을 위해 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와 장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 테이저건 사용 조건은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운 경우로만 명시돼있었다.

앞으로 승무원들은 난동승객에게 1차로 경고를 한 이후 스턴건(테이저건에서 카트리지를 뺀 상태로 신체에 갖다 대 충격을 가함)을 사용해도 진압되지 않으면 테이저건을 쓸 수 있다.

몸을 포박할 때 쓰는 포승도 지금은 직접 매듭을 묶어야 하는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올가미를 씌워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조여지는 신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항공보안훈련도 실습 위주로 강화하기로 했다.

지창훈 사장은 “최근 기내난동이 빈발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항공사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난동승객을 엄중히 처벌하고 기내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법적인 보완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