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 반기문’ 우상화 논란에 합창 취소…“민감한 정국에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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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캡처

우상화 논란을 불러온 ‘거목 반기문'이라는 노래가 반기문 팬클럽인 반딧불이 행사에서 불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성회 반딧불이 대표는 26일 성명을 내 “25일 반딧불이 충주지회 창립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기문 총장을 칭송하는 노래인 ‘거목 반기문’을 합창하는 것이 논란이 돼 취소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노래는 지역에 사는 향토 작곡가가 4~5년전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재선에 헌사하고자 만든 노래”라며 “대선 등 정치적인 것과 무관하지만 현재의 민감한 정국에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노래는 오는 27일 개최하는 반딧불이 팬클럽 창립대회를 안내하는 책자에 실리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백마가 주인 없어 승천을 했던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 하늘이 내린 모체로부터 충청도에 출생 하셨네. 오대양과 육대주를 아우르신 대한의 아들 군자대로행 품은 뜻으로 일백하고 아흔 두 나라에 평화의 불꽃 지피우시는 단군의 자손 반기문’ (거목 반기문 노랫말 1절).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개인숭배 논란이 일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페이스북에 “크고 거대한 '거목'은 산을 지키고, 지금은 국민 곁에서 '아랫목'을 따뜻하게 해 줄 땔감 같은 사람이 필요할 때”라고 적었다.

박 시장은 이어 “과거의 '우상'과 '동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를 함께 행동해줄 실천가가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런 비판에 대해 반딧불이 김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목 반기문’을 장작으로 만들고 아궁에 넣고 불태워 국민들의 아랫목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며 “박 시장도 비판만 하지 말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