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 “앨범 명 ‘징고’, 그냥 저랑 닮아서 붙여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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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정소정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어떤 그룹에 속해있던 뮤지션이 솔로 앨범을 낸다면, 분명 그만의 음악적 색깔이 짙고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매력이 담긴다. 징고의 솔로앨범 역시 그렇다. ‘이 사람이 슈퍼키드 였나’ 싶을 정도다.

징고는 새 앨범 ‘징고(Zingo)’를 발매했다. 더블 타이틀 곡 ‘날 사랑하지 마요’와 ‘널브러져’를 포함해 ‘버스드라이버’ ‘느닷없이 걔’ ‘로드킬’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그동안 슈퍼키드로 활동했던 그의 첫 솔로음반인 셈이다.

“‘널브러져’는 그냥 저에게 주는 위로 같은 거예요. 다들 너무 피곤한 일상에 지쳐 있잖아요. 그래서 하루쯤은 나태하게 보내고, 뒹굴 거리더라도 저에게 재 충전의 시간이 될 거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자로 잰 듯이 반듯하게, 각 잡힌 채 사는 것보다는 약간은 흐트러진 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봐요.”

“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 뭔가를 찾는 시간을 오래 가졌어요. 아직도 그 과정에 있지만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주변에서 다들 수고했다고 많이 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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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재원 기자

앨범 명이 ‘징고’인 이유는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징고’는 지금까지 슈퍼키드가 선보였던 앨범과 다르다. 앨범을 설명해달라는 말에 “그냥 ‘징고’”라고 답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진솔함이 엿보였다.

“그냥 모든 요소에 제가 들어있어요. 가사, 멜로디, 제가 사용했던 악기들이 만든 한 음 한 음 모두에요. 그러니까 앨범 전반적으로는 제가 녹아있는 거죠. 제 최고 강점은 감성입니다. 저만의 경험을 저만의 생각들을 저만의 스타일로 음악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이번 솔로 앨범이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음악인생에 있어서 또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와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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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재원 기자

자신을 고스란히 담은 만큼, 이번 앨범 작업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모두 해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만큼이나 징고의 음악적 색깔은 짙어졌다. 그동안의 경쾌하고 밝았던 슈퍼키드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네 개의 사랑노래는 달달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난다.

“힘든 순간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그건 이루 말할 수 없는, 거의 뭐 제 음악에만 갇혀서 골방 속에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춥고 외롭게 처박혀있었죠. 저는 외로움도 많이 타고 우울한 부분도 많은데, 힘들 때 일수록 밝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저의 어두운 모습마저도 즐기려고 노력해요. 결과적으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제가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징고의 가수활동은 2004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과 함께 시작됐다. 당시의 그는 경쾌한 반주에 맞춰 현란한 랩을 선보이던 래퍼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꿔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됐다. 힙합 음악이 유행하는 현재, 과거를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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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재원 기자

“힙합앨범도 준비했었어요. 군대에서 ‘쇼미더머니’를 보면서요. 다이나믹듀오의 앨범을 듣고 한국 힙합에 빠졌죠. 그러던 어느 날 마론파이브가 나왔어요. 이 음악이 좋았고 ‘밴드는 이런 거구나’ 했어요. 돌이켜보면 리듬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꼭 랩이 아닌 비트감이 있는 음악들이 좋아요.”

“과거의 저를 마주하게 된다면, 어깨에 힘을 좀 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예전에는 그게 멋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그냥 음악하지 말라고(웃음) 말해주고 싶어요. 이곳은 정말 힘듭니다.”

앞서 슈퍼키드는 독립 레이블을 설립해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돌연 JDB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김대희와 김준호, 유민상, 박나래 등 개그맨들이 소속되어 있던 곳이기에 팬들을 그의 음악이 변하는 게 아닐까 우려했다. 하지만 징고는 그 안에서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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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재원 기자

“많이 고민했죠. 개그맨이 많다 보니까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잖아요. 음악과 개그가 잘못 콜라보가 되서 나온 안 좋은 케이스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현명하게 하면 좋은 시너지가 날거라고 생각했어요. 음악적 신념을 잃지 않고 잘 조율해나갈 거예요.”

‘징고’의 마지막 트랙인 ‘로드킬’은 대중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지만 세상에 차갑게 외면당하는, 가수로서의 좌절을 로드킬을 당한 동물에 비유한 노래다. 장고는 이 노래처럼, 더 이상 자신의 음악이 외면 받지 않길 바란다. 예전보다 더 단단해진 그는 솔로 가수로서 대중에 한발자국 다가설 예정이다.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성원에 보답할 줄 알고, 어깨에 힘 안 들어가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진실된 ‘징고’가 되겠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