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오프더레코드’가 통하지 않는 시대, 자정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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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브이앱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최근 김윤석은 네이버V앱 무비토크 라이브에서 하트 20만 공약으로 “여배우들(채서진, 박혜수)의 무릎담요를 내려주겠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고, 엄지원은 네이버V앱 무비채널 ‘스팟 라이브’에서 강동원에게 “영화가 망하고도 아직 겸손을 못 찾으면 어떡하냐”고 말해 무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강동원 역시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가려진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촬영할 때 신은수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부르지 않더라”라고 말해 ‘오빠’라는 호칭에 집착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실제 배우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논란이 된 경우도 있지만, 논란이 되지 않아도 될 부분도 있었다. 강동원이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 것은 현장이 처음인 신인배우 신은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것으로,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문제가 되는 발언이 아니었으나 텍스트로 옮겨지면서 오해가 불거졌다. 글자만 놓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

엄지원은 친근함과 무례함 사이였다. 그는 강동원과 친한데다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이날 쉼 없이 농담을 던졌다. 앞서 강동원은 엄지원에게 “‘마스터’의 짜증 마스터였다. 극 중 화를 가장 많이 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고, 이에 엄지원도 반격에 나섰다. 강동원이 ‘마스터’ 관람을 추천해주고 싶은 지인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도중에, 엄지원은 “강동원 씨 옆에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지 않냐”고 대신 말해 현장에 웃음을 더했다. 또한 강동원이 감독에게 액션신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바람에 강동원과 엄지원이 함께 한 액션신이 편집된 것을 언급하며 “지금도 억지로 옆에 앉아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팬들은 배우들이 말을 하지 않거나 정형화된 답변을 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을 폭로하면서 친분을 드러내는 모습에 더 환호한다. 덕분에 분위기는 한층 업 된 상황이 됐고, 엄지원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선을 넘었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시작한 농담이었지만, ‘영화가 망했다’는 것은 분명 상대 배우, 그리고 해당 영화 관계자와 팬들에게 무례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최근 있었던 이런 논란은 과거 소통창구였던 TV가 아니라 제작보고회 현장과 V앱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 홍보사는 “방송보다 제작보고회나 V앱은 영화와 본인들 이야기만 할 수 있어서 출연 제안을 드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예능에 초점을 두고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제작보고회나 V앱은 그것과 상관없이 영화를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기에 출연하는 것이다.

이런 현장에서 배우들은 방송과 달리 조금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특히 V앱의 경우엔 다른 연예인이나 방송국 스태프, 기자들이 없다. 대신 친한 배우들 끼리 또는 팬들 앞에서 방송을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래서 평소 사석에서 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넓어진 소통창구는 오히려 더 많은 결과물을 낳는다. 과거에는 해당 내용이 논란이 될 만한 것인지 아닌지 PD나 기자가 자체 편집을 함으로써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논란이 되는 경우엔 그 책임을 제작진이 일부 지기도 한다. 온라인 방송 등에는 그런 기능이 없으며,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네티즌이 직접 판단한다.

소통의 장이 넓어진 만큼 연예인들은 새로운 소통 창구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 방법은 연예인 스스로 자중하는 법을 알고, 잘못한 상황을 알았을 때는 빠르게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때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