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화웨이 기지국 도입···가격, 기술력, 협력 강화 등 다각적 포석

SK텔레콤이 화웨이 기지국을 도입한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화웨이를 선택함에 따라 통신장비 경쟁 구도 전반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웨이가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을 두루 갖춘 만큼 경쟁사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최근 국내외 주요 통신장비 제조사에 화웨이 기지국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장비 제조사와 협력을 위한 일상의 만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의 제조사 관계자는 “화웨이와는 장비 도입을 논의하고 다른 제조사에는 이해와 협조, 보안 유지를 당부하기 위한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화웨이 기지국을 설치할 지역을 광역자치단체 한 곳으로 특정하는 등 세부 방침을 전달했다. SK텔레콤이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선택한 건 화웨이의 경쟁사 반발과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SK텔레콤은 6월부터 3~4개월 동안 성능검증(BMT)을 실시, 최종 도입 의사를 결정했다. 정확한 계약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세부설계검토(CDR)를 비롯한 준비 절차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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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눈〉

SK텔레콤은 가격, 기술력, 협력 강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 화웨이 기지국은 LG유플러스가 활용하고 있어 성능 검증은 형식에 그친 과정일 수 있다.

SK텔레콤이 화웨이를 앞세워 기존 장비 제조사에 가격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전략 선택이란 분석이다. 화웨이는 경쟁사보다 20~30% 낮은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중론이다.

그러나 단지 비용절감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에너지, 헬스케어 등 중국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SK그룹 차원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도 거론된다.

SK텔레콤과 화웨이가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LG유플러스가 화웨이 기지국을 도입할 당시보다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장 삼성전자를 비롯한 화웨이 경쟁사들은 무선장비 가격 하락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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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 통신장비의 국내 진출 확산을 우려했다. 화웨이는 이에 앞서 통신 3사 기간 망에 패킷전송네트워크(PTN)를 비롯한 유선장비를 공급했다.

장비 제조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LG유플러스 외엔 중국 무선 장비를 쓰지 않았다”면서 “SK텔레콤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통신 산업 전반에 중국 제품 확산이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전히 중국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존재하고 최근 한류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과 대비돼 SK텔레콤의 화웨이 기지국 장비 도입은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민간 기업의 비용 합리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선택을 확대 해석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SK텔레콤은 “여러 제조사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고 있으며, 화웨이도 그 가운데 하나로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은 일상 업무로, 그 이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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