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 | 방송] 시트콤의 부활, 시청자들 웃음꽃도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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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시트콤이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방송국은 하나 둘씩 시트콤 편성을 예고하며 색다른 변화를 꾀하려고 한다.

SBS는 내년 방영을 목표로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가족의 고군분투기를 그리는 ‘초인가족’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는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이후 5년 만의 시트콤이다.

KBS는 웹툰 ‘마음의 소리’를 시트콤 장르로 변모시켰는데, 동명의 제목으로 오는 9일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 내년에는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한국어 학습 드라마 ‘정남이형’을 편성한다.

과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온 가족이 집에 둘러 앉아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기던 프로그램으로,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아왔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웃음을 유발했기에 ‘국민 드라마’라고 불릴 만 했다.

‘남자 셋 여자 셋’부터 ‘논스톱’ ‘순풍산부인과’ 그리고 ‘거침없이 하이킥’ ‘감자별’ 등까지 수많은 시트콤들은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트콤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대신 자극적인 웃음을 내세운 예능과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긴장감을 이끄는 미니시리즈 등이 브라운관을 차지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시트콤이 처음에 생겼을 때는 신선했지만 계속 보다 보니 식상해진 거다. 큰 스토리 구조 없이 잔재미를 주는 비슷한 웃음코드가 반복적으로 되다 보니 인기가 시들해진 것 같다”고 시트콤이 사라지게 된 이유를 추측했다.

또한 “과거 우리 프로그램들은 그렇게까지 웃기지 않았다. 하지만 예능전성시대가 시작되면서 자극적인 웃음이 익숙해지다 보니 시트콤이 매우 웃기다고는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웃음 경쟁에 있어 예능은 끊임없이 웃기지만 시트콤은 스토리를 유지하면서 웃음을 유지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드라마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시트콤은 완성도 면에서 어설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트콤은 이리저리 치일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고 분석했다.

예능과 드라마 사이 그 어디쯤엔가 자리하던 시트콤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좀 더 마음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고 동시에 2% 부족함을 느끼기도 했다.

각종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장르와 포맷, 신선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시대다. 넓어진 범위만큼 시청자들의 눈도 높아졌다. 더 이상 가족들이 함께 텔레비전 시청을 하지 않고, 개인이 휴대전화나 태블릿 PC, IPTV 등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등 환경의 변화도 시트콤 소멸에 한몫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방송국들은 왜 갑자기 시트콤에 다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일까? 하재근 평론가는 “트렌드는 돌고 돈다. 방송계에서도 한동안 없었던 시트콤이 다시 등장한다면 신선하게 느껴지고 인기를 끌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요즘 드라마 시청률이 저조한 것도 방향전환에 일조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향후 시트콤이 얼마나 생겨나고 인기를 끌지 아직 예측할 수는 없다. ‘초인가족’과 ‘정남이형’이 어느 시간대에 편성되느냐에 따라 방송국에서 생각하는 시트콤의 비중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성패에 따라 방송국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되고, 시트콤의 유지 가능성이 판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시트콤이 다시금 살아난다했을 때 과거와 달라진 환경에 발맞춘, 진화된 시트콤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남이형’의 경우, 최근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드라마 수출과 드라마 시장에 널리 퍼진 한류열풍 같은 시대적 변화가 반영된 시트콤이다. ‘정남이형’은 한류 팬들을 타겟으로 한 작품으로, KBS2뿐만 아니라 KBS월드에서도 방영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