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가요] 유희열의 ‘보석함’이 열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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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유희열의 선택은 옳았다. 2016년 하반기 가요계는 이제 막 소년 티를 벗기 시작한 가수 정승환이 정상에 올랐다. 여기저기 겨울 시즌송이 우후죽순 등장하는 가요계에 신인 가수가, 그것도 발라드 앨범으로 1위를 달성했다.

정승환은 지난 29일 자정 더블타이틀곡 ‘이 바보야’ ’그 겨울’을 비롯해 ‘올 발라드 트랙’으로 구성한 첫 번째 음반 ‘목소리’를 발표했다. 발표 직후, 정승환은 앨범의 전곡이 차트에 진입한 것은 물론 타이틀곡 ‘이 바보야’는 멜론과 엠넷, 벅스, 올레뮤직,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지니, 몽키3 등 8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몇몇 차트에서는 ‘그 겨울’까지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에 참여했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이별 후를 그린 가사가 정승환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만났다. 웅장한 스트링과 폭발력 있는 정승환의 보컬이 그려내는 드라마가 긴 여운을 남긴다. 이 특별한 여운은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더욱 배가된다.

이번 앨범은 쓸쓸한 분위기의 오르골 사운드 ‘북극성’으로 시작된다. 1분 12초 동안 감정이 잡히면 정승환은 ‘숲으로 걷는다’를 시작으로 ‘이 바보야’ ‘그 겨울’ 등 최대 장점인 목소리가 가득 담긴 노래를 차례로 선보인다. 첫 번째 트랙과 같은 이름의 에필로그 ‘북극성’은 앨범을 한 편의 영화처럼 묶어주는 마침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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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보면 ‘목소리’는 그저 네 곡의 발라드가 담겨있는 평범한 앨범이다. 정승환은 네 개의 트랙에서 사랑을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노래한다. 몇몇 사람들이 그의 1위 달성에 “진부하다”라는 평을 내놓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승환의 장점인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것 역시 발라드다. 유희열은 자신과 박세별이라는 안테나의 중역을 내세우며 이러한 단점에 정면 돌파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음원차트 1위였다.

안테나뮤직은 정승환을 포함해 올 해에만 신인 가수들의 데뷔 앨범을 세 장이나 발매했다. 4월 발매된 샘김의 ‘아이 앰 샘(I AM SAM)’, 이진아의 ‘에피타이저(Appetizer)’, 9월 권진아 ‘웃긴밤’ 등이 그 주인공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K팝스타’을 통해 유희열과 인연을 맺은 그들은 발매하는 앨범마다 나름의 호평을 받으며 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다. 오디션 예능 출신 가수들이 최근에 들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안테나뮤직은 보석함 속 보석들을 간직하고만 있지 않는다. 비록 몇몇은 준비기간이 길었지만 ‘K팝스타’에서 보여줬던 개성을 버리지 않았고, 당시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만들어줬다. 이제 안테나뮤직 2세대로 우뚝 선 그들은 지금의 안테나와 같이, YG·JYP와는 다른 방법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